제13화 최고의 막국수, 실로암 메밀국수
지석봉
5월의 한가운데 봄의 끝자락 독자분들 모두 아름다운 추억 만들어 보시기 바라며, 4월초 강원도 동해안 산불로 인해 강원도 관광객들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요, 이번 편과 다음 편 두 편에 걸쳐 강원도 동해안 맛집 탐방을 떠나려 합니다.
강릉행 KTX 열차인 경우 5월말까지는 운임을 30% 할인 또는 적립해준다 하니 저렴하게 여행 계획 세워보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음식은 막국수인데요. 강원도 향토 음식으로 메밀로 만든 국수에 김칫국을 말아 먹는 음식입니다.
강원도에 막국수 맛있게 하는 식당들이 몇 집 있는데요. 다년간 여러 막국수집의 국수를 먹어봤지만 오늘 소개할 실로암 메밀국수집이 저의 입맛으로는 가장 최고의 맛집이라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메밀국수의 구수함과 동치미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가히 환상적입니다.
이곳 식당은 인적 없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속초 버스터미널이나 양양 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이용하거나 택시를 타고 약 20분 가면 만날 수 있습니다.
원래 이곳은 허름한 작은 식당이었지만 워낙 장사가 잘 되다 보니 몇 년 전 새롭게 건물을 지어 식사공간도 넓어지고 대기 공간도 생겨났습니다. 날씨가 더워지는 5월부터 10월까지 점심시간에는 최소 20~30분 이상은 기다려야지 맛을 볼 수 있는 곳인데요.
식당 앞마당에는 화원을 잘 꾸며서 기다리면서도 예쁜 꽃과 나무를 감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만큼 조경에 신경을 쓴 느낌이고요. 옆쪽으로는 넓은 주차장이 있어 단체 손님들도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마당 앞으로는 정자를 만들어 대기하는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으며 대기번호를 부르면 식당 내부로 입장하면 됩니다.
식당으로 들어서면 신발을 신발장에 넣어 두게 되어 있고, 양쪽으로 약 200석의 좌식 테이블이 놓여져 있습니다. 건물이 확장되면서 테이블 간의 공간도 넓어져서 편하게 앉아 일행들과 식사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메뉴는 동치미 메밀국수, 비빔 메밀국수, 보쌈 정도라 생각하시면 되고요. 저희는 먼저 동치미와 비빔 메밀국수를 시켜봤습니다.
이곳 역시 지난 편에 소개해 드렸던 정인면옥과 같이 메밀 면 삶은 물을 제공하는데요. 몸을 훈훈하게 해주며 고소함이 입안 가득 차게 만들어 줍니다. 밑반찬으로는 열무김치와 파김치, 배추김치 등이 세팅되고요. 밑반찬과 함께 동치미도 나옵니다.
조금 기다리다 보면 국수가 나오는데요. 그냥 얼핏 봐서는 동치미 메밀국수인지 비빔 메밀국수인지 모를 수 있는데요. 종업원이 꼭 확인을 해 줍니다. 동치미 메밀국수인 경우 메밀 면에 무, 오이채와 김가루, 깨가 얹어져 있으며, 비빔인 경우 그 위에 양념장이 풍족하게 얹어져 있습니다.
처음 국수를 받으면 메밀의 구수함이 코를 자극하구요. 무와 오이의 신선한 냄새까지 더해져 빨리 국수를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국수에 미리 나온 동치미를 국자로 떠서 섞어 먹으면 되는데요. 동치미인 경우 시원함과 톡 쏘는 맛이 느껴지기 때문에 취향에 맞게 넣어 드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입맛에 맞게 식초나 겨자, 설탕 시럽 등을 첨가해서 먹으면 되는데요. 제가 늘 주장하는 것이지만 처음에는 본연의 맛을 보기 위해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먹어 보기를 권해 드립니다.
동치미 국물과 메밀 면이 찰떡궁합인데요. 메밀 면의 탱탱함과 국물의 알싸함이 막국수의 참맛에 빠져 들게 합니다. 어느새 맛을 보다 보면 국물까지 다 비운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요. 양이 부족한 분들은 사리를 추가하면 됩니다. 더운 여름철 동치미 메밀국수 한 그릇이면 그 시원함으로 인해 더위는 저 멀리 날아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비빔 메밀국수 역시 양념장과 야채, 김, 메밀 면을 잘 비벼서 먹으면 되는데요. 같이 제공되는 동치미 국물을 약간 넣어 비비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시원하고 담백하며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분들은 동치미 메밀국수를, 매콤하고 칼칼한 맛을 원하는 분은 비빔 메밀국수를 권해 드립니다.
이곳 식당은 메밀 면을 바로 옆 식당에서 운영하는 방앗간에서 직접 매일 만들며, 야채 역시 주변 밭에서 직접 재배한 것을 쓴다고 하는데요. 그 말을 들어서인지 더욱 신선하고 더욱 건강함이 느껴지는 식사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보쌈을 주문했는데요. 원산지는 칠레여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음식이 나오고 맛을 본 순간 기우였음을 확인했는데요. 돼지 잡내가 나지 않고 얇으면서 육질이 얼마나 부드럽던지요. 또한 무김치와 먹거나 비법 소스에 찍어먹으면 최고의 보쌈 맛을 안겨줄 것입니다. 아쉬운 점은 양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니 참고하시기 바라겠습니다.
식당 밖으로는 깔끔한 화장실이 있으며, 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커피 자판기가 있는데 따뜻한 커피는 100원, 냉커피는 300원입니다.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원도 동해안을 2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산불로 피해 입은 강원도 상권도 살리고 맛집도 찾는 1석 2조의 심정으로 실로암 메밀국수 꼭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 메뉴: 동치미, 비빔 메밀국수(8,000원), 사리(3,000원), 보쌈(26,000원)
* 주소: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장산4길 8-5
* 영업시간: 10시 30분~20시(수요일 휴무)
* 전화: 033-671-5547
(2019. 5. 15. 제102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