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미세먼지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 공기청정기 선택 요령
장용전
내가 공기청정기를 구매하면서 가장 많이 고려했던 것은 휴대폰 어플을 통한 공기질 관리, 저소음, 헤파 등급 필터 사용 등이었는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나라에는 미세먼지에 대한 기준 역시 정해진 바가 없어 오로지 외국 인정기준을 가져다가 자기들 편한 대로 고쳐서 99퍼센트니 99.95퍼센트니 하고 짜깁기해서 쓰고 있으니 믿음이 덜 갔고 결국 선택한 것이 스웨덴의 블루에어였던 것이다. 그것도 공기청정기 하나만 만드는 회사를 선택했다.
모든 가전이 그렇겠으나 장점과 단점이 극명하다. 우선 블루에어를 사용하며 느꼈던 장점이라면 휴대폰으로 어디서든 우리집 공기질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는 것이고 필터의 교체가 너무나도 쉬웠다는 것이다.
모 사의 공기청정기 필터는 5중 필터라고 해서 진짜 다섯 개를 교체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까지 목격했으니 그냥 필터덩어리 하나 꽂아 넣듯 하는 이 단순함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
그러나 최근 공기청정기를 고르실 분들에게 장점이 될 수는 없는 것이 요즘은 다들 이렇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타사 대비 필터의 크기를 생각하면 확실히 효과가 있을 듯한 위용이다.
여하튼 공기청정기 선택 요령을 잠시 살펴보려고 한다.
1. 교체형 필터? 세척용 필터?
우선 필터의 종류라기보다 구동방식이라고 해도 좋을 내용인데 먼지가 함유된 공기를 필터로 빨아들여서 깨끗해진 공기를 내보내는 방식이다.
필터 내부에는 계속 먼지들이 쌓이기 때문에 당사에서 제공하는 교체주기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 공기 마시자고 청정기 쓰는 것 아니겠나?
필터 교체형을 선택할 때는 사용하는 필터의 등급뿐만 아니라 가격과 최소 5년 이상 안정적으로 필터를 구매할 수 있을 지를 조사해 보아야 한다. 특히 공기청정기 프로모션 행사가 아니더라도 요즘은 거의 대부분 교체형 필터를 하나씩 넣어주는 추세라 더욱 그렇다.
또한 등급에 대한 문제인데 하도 초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니 다들 이 정도는 써줘야지 하겠으나 영유아를 기르고 있거나 특별히 호흡기 질환이 있지 않다면 조금 낮은 에파 등급의 필터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왜냐면 초미세가 높아서 경계주의보가 뜨는 날은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발뮤다 공기청정기는 실제로 에파 등급의 11 등급을 사용하고 있는데 필터의 값이 매우 저렴하므로 이 또한 좋은 선택이다. 문제는 기업이란 비싸게 만들어서 비싸게 파는 게 아니라 비쌀 것처럼 만들어서 비싸게 판다는 것이다. 헤파도 아닌데 뭐 이리 비싸냐고 하겠지만 제조 단가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더라도 뭔가 더 있어 보이는 것에 구매자는 지갑을 여는 것이니까!
다음으로 전기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음이온을 발생시키고 집진을 통해 먼지를 빨아들이는 형태의 것들이다. 엄연하게 말하면 공기청정의 범위와는 조금 다르지만 탈취력이 좋은 편이다. 물로 가볍게 씻어서 늘 재사용할 수 있어 공기청정기 구매 비용만 지불하면 되긴 하는데 필터형에 비해 공기정화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교체형 필터 역시 탈취능력이 들어간 것들이 있긴 한데 필터의 몸값이 뛰기 때문에 그것은 역시 사용자의 몫이 되겠다.
공기청정기 구매에 있어 필터의 선택이 처음이자 중간이요 마지막이니 무엇보다 필터를 잘 살펴야 한다.
2. 적절한 크기와 소음
공기청정기는 한 군데 위치하여 공기를 정화하기 때문에 아무리 큰 것을 설치해도 반대쪽의 정화능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큰 것으로 모든 것을 커버하기보다는 작은 것을 여러 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소음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개인적으로 매우 예민한 편이라 난 침실에는 그 어떠한 소음의 원천도 두고 싶지 않아서 거실에만 사용 중이다. 또한 식물을 배치해 보는 것도 방법이 되겠다.
3. 원격 공기질 관리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우리집 공기를 관리할 수 있다면 훨씬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참고로 에어컨에 공기청정, 제습 등의 기능들을 달고 나와 더욱 몸값 비싸게 후려치는 제품들이 많은데 실제 개별 제품을 쓰는 것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지니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것은 공기청정기의 대수에만 국한한 문제는 아닌 듯 싶다.
문득 생각한 것인데 어느 순간 우리는 물도 사고, 땅도 사고, 공기도 사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래서 말인데 필터형을 사용하며 느꼈던 것인데 미세먼지 잔뜩 머금은 그 필터는 그럼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아무도 알 수 없다.
자연시대에 살고 있던 우리는 싹을 틔우고 자라나서 스러져 가는 모든 과정을 눈 앞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그렇게 순환해 가는 것을 지식이 아니라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의 지금은 과연 만들어진 그것들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누가 속 시원히 제대로 아는 사람이 있기는 한 건지 한번 물어볼 일이다. 순환이 되어야 계속될 것인데 플라스틱은 썩지 않을 뿐이고! 뿐이고!
다음 화에 계속 됩니다.
(2019. 3. 1. 제102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