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시각장애 교원의 현황 및 정책
김홍엽(한국시각장애교사회 회장)
2013년 12월 한국시각장애교사회는 일본시각장애교사회와의 첫 만남을 시작으로 2015년 1월 제2회 한·일시각장애교사 교류회를 일본에서 가졌다. 이렇게 두 나라의 시각장애 교사들의 교류와 세미나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시각장애 교사들의 현황 및 근무 여건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단순한 비교로 한국시각장애교사회(KATVI)는 6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약 67명의 회원이 함께 하고 있다. 반면 일본시각장애교사회(JVT)는 30여 년의 역사와 약 100명의 회원을 보유한 단체이다.
회원의 구성으로는 한국시각장애교사회는 일반학교(국어, 영어, 음악), 특수학교(지적장애, 지체장애)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들이 대다수이다. 일본시각장애교사회는 일반 중학교, 고등학교, 맹학교를 중심으로 초등학교, 특별지원학교, 대학에서 영어, 수학, 사회, 역사, 음악 등의 교과를 지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맹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경우 이료 과목이 아닌 인문계 과목을 전담해서 가르치고 있었다.
이렇듯 외형적인 양국 교사회의 상황은 조금은 다르다. 그렇다면 양국 교사회의 교원 임용과 근무 여건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임용 제도에 대해 알아보면, 한국은 2004년 정부의 ‘여성, 지방대, 장애인 공직임용확대방안’에서 제시한 장애인 적합 직종의 발굴, 신체의 장애를 이유로 한 진입장벽 제거 등의 대과제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방안의 하나로 2006년부터 교원에 대해서도 의무고용 제도가 적용받게 되어 2008년부터는 신규교원 임용시험에 장애인 구분모집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장애인 구분모집제와 더불어 신규교원 임용시험에서는 2009년부터 ‘공무원임용시험령’ 제4조에 근거하여 장애인 수험생 편의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장애인 수험생 편의 지원은 외부적 신체장애로 시험응시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시험에 응시할 경우 장애의 종류 및 정도에 따라 필요한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본은 1960년도에 의무고용제도가 처음 시작되고, 1973년도에 교원 채용 시험에서 점자 문제지가 제공되기 시작했지만, 2011년 조사결과 점자 문제지가 제공되지 않는 기관이 도(都)·도(道)·부·현 47곳 중 12개 현이나 되었다. 현재는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다음으로 교사회 발족에 대한 양국 교사회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면, 한국은 장애인 구분모집제가 시행되면서 시각장애 교사가 일반학교와 맹학교가 아닌 특수학교로의 임용이 되면서 시각장애 교사들의 권익 옹호와 수업과 업무에서의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2009년 8월 29일 결성되었다.
일본시각장애교사회는 1981년 5월 3일 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중도에 시각장애인이 된 교사는 퇴직을 당했고, 시각장애 학생은 임용시험에서도 점자 시험을 거부당하는 일이 생기면서 이를 타계하기 위해 교사, 학생 등 몇 명이 오사카에 모여 결성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임용 정책에 따른 시각장애 교사들의 법적, 제도적 지원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면, 한국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이 2008년 4월 11일에 시행되었다.
반면 일본은 논의는 1990년대 후반에 시작되었으나 2013년 4월에 통과되었다고 한다.
시각장애 교사의 지원 체계는 한국의 경우 시각장애 교사들의 수업 및 업무를 지원하는 시각장애 교사 보조원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지역이 17개 시·도 중 3개의 시·도 교육청에서 실시하고 있다. 일본 또한 시각장애 교사 보조원 제도가 각 지역마다 다른 상황이다. 보조원이 있는 지역도 있지만 팀티칭을 한다거나 동료 교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보조 공학 기기의 경우 한국은 장애인 공무원에게는 지원되지 않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일부 대금을 지원하고 있었다.
한국은 2015년 5월 교사회의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장애인 공무원에게 근로지원인과 보조기기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공무원법이 개정되어 시각장애 교사들의 업무 수행과 교재 연구에 도움이 되어 근무 여건이 향상될 것으로 생각된다.
앞에서 몇 가지 한국과 일본의 시각장애 교원 정책과 지원에 대해 알아 보았는데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일본은 기본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느리고 철저히 지방 분권화되어 있는 대신 한 번 시행하는 정책은 철저하게 시행하는 특징이 있었다. 교사회의 발족에서 보듯이 일본의 시각장애 교사회는 투쟁과 노력으로 현재의 성과를 거두었고 변호사, 장애인 단체와 같은 지원 그룹을 확보하고 있었다.
반면 한국은 법적, 제도적 체계는 이미 일본을 앞질렀으나 이를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체계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하지만 한국시각장애교사회는 6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이루었고 앞으로도 시각장애 교사들의 권익과 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가오는 12월 일본 외무성 산하 일본문화교류기금의 후원으로 일본에서 제3회 한·일시각장애 교사 친선 교류회가 열린다. 원래 3회 교류회는 한국에서 하는 것이었으나 일본문화교류기금의 후원으로 재차 일본에서 하게 되었다.
이번 교류회를 통해 양국간의 이해를 돈독히 하고 시각장애 교사들의 폭넓은 대화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