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손 안의 디지털 세상 만들기
‘시·청각 장애인 모바일 정보접근권 토론회’가 국가인권위원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민병주 국회의원실 주최로 9월 1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진행됐다.
미래창조과학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민의 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정보 습득, 물건 구매,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 생활의 모든 영역이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장애인의 모바일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실정이다. 이에 시·청각 장애인 모바일 접근권 보장을 위한 법령 개정방안을 토론하는 자리가 열린 것.
토론회의 발제를 맡은 희망을 만드는 법 김재왕 변호사는 “지금 우리나라는 모바일 접근권에 대해 직접 규정한 법령이 거의 없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3조와 국가정보화기본법 제32조와 같이 그나마 존재하는 규정도 관련 주체에게 ‘노력의무’만을 부여하고 있어 실효적이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이들 조항을 의무조항으로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비했던 소프트웨어 사업자에 대한 내용을 신설하고,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모바일 기기 등 새롭게 개발되는 기기들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정보통신 이용 환경이 PC에서 모바일 기반으로 급격하게 변화됨에 따라 국가기관, 민간 기업에서는 경쟁적으로 모바일 앱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올해 1월 구글플레이에 등록된 모바일 앱은 약 100만 개, 애플스토어에도 약 90만 개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모바일 앱 접근성은 웹 접근성에 비해 저조해 장애인도 모바일 앱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 디지털역량개발팀 김봉섭 팀장은 “장애인차별금지법, 국가정보화기본법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시대 이전에 제정된 법률로 한계점을 내포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모바일 시대, 더 나아가서는 초연결사회(인터넷, 통신기술 등의 발달에 따라 네트워크로 사람, 데이터, 사물 등 모든 것을 연결한 사회) 및 고령화사회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정보통신 접근성 준수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법체계 마련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안동환 팀장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의 장애인 및 고령자의 디지털 정보 이용환경 개선을 위해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법(이하 21세기법)’을 만들었다. 21세기법은 2010년 10월 미국 정부에서 제정한 법으로 장애인 등이 통신 환경이나 비디오 환경에 접근하고 이용함에 있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규정이며 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또한 모든 전자정보를 비장애인에게 제공되는 것과 같이 차별없이 장애인에게 동등하게 제공하도록 ‘인터넷 서비스, 통신중계 서비스, 스마트폰 접근성 준수, 화면해설 및 자막 제공’ 등의 준수를 직접 명시하고 있다.
안 팀장은 “우리나라도 ‘21세기법’처럼, 형식적인 법보다 장애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강력한 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접근성은 사회적 약자들도 가능한 한 동등하게 정보화 사회가 제공하는 삶의 질을 향유할 수 있게 되는 기본 조건이다. 특히 급속히 전개되는 고령사회에서 고령자와 장애인의 권리가 존중되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가 존재하려면 이들 모두가 동등하게 정보를 활용하고, 공공기관과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서 동등한 기회를 보장받아야 한다. 향후에도 모든 중요한 서비스는 스마트 모바일 기술에 의해서 꾸준히 제공될 것이므로 모바일 접근성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성균관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이성일 교수는 “모바일 접근성을 보장해주기 위해서는 모바일 기기라는 제품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각종 서비스와 콘텐츠가 접근 가능해져야 한다. 설계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출시 후의 사용성 평가까지 모든 단계에서 실제 장애인 사용자가 참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관계 법령의 개정에도 이러한 실질적인 문제가 논의되어야 한다”며 장애인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2015. 9. 15 제93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