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올해 말까지 시각장애인 이동권 종합대책 마련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서울지부가 시각장애인의 이동권 확보를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시각장애인 이동권 종합대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장애인이동권 마스터플랜을 위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작년 12월부터 4개월여 동안 정책안을 마련해왔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위원구성과 의견수렴 등에 시각장애인은 배제됐다. 급기야 4월에는 시각장애인 관련 대책이 없는 장애인이동권 마스터플랜이 발표될 계획이었다. 이에 한시련 서울지부는 강하게 반발하여, 성명서를 통해 시각장애인심부름센터 차량(이하 복지콜)의 구체적 증차 계획 포함, 이용요금 인하 대책, 바우처택시 제도 도입, 장애인 이동편의증진 조사 및 모니터링에 대한 시각장애인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하며, 서울시의회에 항의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한시련 서울지부의 강력한 항의로 인해 발표를 미루게 됐다. 박원순 시장은 시각장애인 대책을 포함하여 보완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며, 한시련 서울지부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현재, 한시련 서울지부에서 서울시에 요구하고 있는 핵심 사항은 ‘바우처택시 제도 도입’과 ‘복지콜 이용요금 인하 대책’이다.
바우처택시는 기존의 일반 콜택시를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하게 하고, 일반요금과의 차액은 시에서 보전해 주는 제도이다. 복지콜이 아닌 일반 콜택시를 이용한 후 택시요금의 35퍼센트만 지불하고 65퍼센트는 시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부산과 수원에서는 이미 실시되고 있다. 기존의 사회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경제성의 원칙에 입각한 것으로 이미 비용 대비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이 제도가 도입된다면 복지콜 차량의 낮은 연결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도 있다. 서울시는 4월말부터 연구용역을 의뢰하여 부산의 운영 상황을 실사하고 있으며, 올해 11월에 1차적으로 결론이 나올 예정이다.
복지콜의 요금인하 대책에 대해서는 2년여에 걸쳐 계속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복지콜 차량은 장애인 콜택시와 비교하여 평균 2배 높은 이용요금을 지불하고 있는데, 이는 휠체어 탑승설비 장착 차량에 포함되지 않은 관계로 법령이 정한 요금기준을 적용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콜택시는 ‘특별교통수단’에 해당되어 지자체에서 조례를 정해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반면, 복지콜은 과거 보건복지부 소관이었다가 지방으로 이양돼 한시련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특별교통수단’에서 제외되어 요금 체계가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복지콜 요금인하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연구용역을 발주했으며, 이 내용을 담은 조례안이 시의회에 상정되어 올해 말에 조례가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시련 서울지부는 상기 두 가지 사항 외에도 지하철 계단 노란선, 버스 확대글자 번호판 설치와 볼라드(자동차가 인도에 진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 경계면에 세워 둔 구조물)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점검 및 조사에 당사자인 시각장애인이 직접 참여하여 충분히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제정되어 장애인 등 교통약자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으나,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서울시의 약속대로 시각장애인 이동권 종합 대책을 마련하는 올해가 시각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한 새로운 원년이 되길 기대한다.
(2015. 5. 15 제92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