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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각장애인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는 지난 6월 16일 극동방송국 지하 다목적홀 조스테이블에서 ‘4차 산업이 시각장애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홍순봉 회장을 비롯한 시각장애인계 인사가 대거 참여해 4차 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세미나는 한양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조병완 교수의 강연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조 교수는 한양대에 ‘사물인터넷·인공지능 사업전략 과정’을 개설해 시각장애인 최고경영자 양성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조 교수는 지금까지의 연구를 총망라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설명했다. ‘4차 산업혁명을 스스로 주도하자’는 주제로 강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강연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인 초연결, 초융합, 초지능화에 대한 풍부한 예시가 소개됐다. 조 교수는 이러한 초연결, 초융합, 초지능화 시대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사회동행’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때 장애인이 보조적인 시스템을 요구하기보다 함께 시스템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장애인정책도 사회동행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회동행 개념 설정에 장애인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고, 특히 시각장애인이 나서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는 힘을 기르기를 요청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편리성, 스마트성에만 주목하지 말고 경제성, 사업성에도 주목하자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회 정화원 회장은 “이번 강의를 듣고 우리가 눈은 보이지 않지만, 마음의 눈을 떠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게 됐다”며 “4차 산업혁명은 시각장애인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각장애인계가 힘을 합쳐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자”고 말했다.
  명지대학교 정창선 교수는 “오늘 강연은 스마트폰이 나왔을 때 시각장애인이 바로 적응하지 못했던 것처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지 않으면 또다시 낙오하게 된다는 일종의 경고로 들렸다”며 “초연결, 초융합이라는 개념처럼 4차, 5차 산업혁명을 이끌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계가 ‘초연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미나 참석자는 미래에 대한 긍정적 의견 개진에 높은 점수를 줬다. 시각장애인연합회 임경억 정책실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강연을 들으면 늘 비장애인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특히 장애인의 일자리는 더더욱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많이 들었다”며 “이번 강연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고, 우리가 주도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이 신선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한편, 이번 세미나를 마련한 아카데미는 1958년 ‘한국맹인대학생회’로 시작해 ‘한국맹인학우회’, ‘한국맹인학사회’를 거쳐 1991년 ‘한국시각장애인아카데미’로 자리 잡았다. 2013년에는 서울시로부터 비영리민간단체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시각장애인의 복지와 학문 발전에 이바지하고,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했다. 특히 구성원의 자발적인 지식과 재능 동참으로 운영되는 투명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8년 3월에는 한국복지방송 심준구 대표가 제8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날 심 회장은 “시각장애인 단체, 관과 민, 학교, 언론 방송 관계자들과 함께 시각장애와 관련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기 좋은 세상을 이루기 위해 고민하고 함께 나아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며 “시각장애인아카데미가 4차 산업혁명 시대,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노력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카데미는 지식 나눔을 위해 조병완 교수의 발제문을 포함한 세미나 자료를 배포한다. 전화 02-843-4400, 이메일 kavi1958@daum.net로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

(2018. 7. 1. 제100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