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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에서 해 보는 봉사(박종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4-14 오후 3:36:13

조회수 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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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에서 해 보는 봉사(박종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4-14 오후 3:36:13 (조회 : 3049)
교회에서 해 보는 봉사
박종래(안마사)
 
  3년 전부터 시각장애인 성도들이 대부분인 교회에 다니고 있다. 처음 1년 동안은 다른 교우들과 별다른 교제가 없이 다녔는데, 전도사님이 봉사 활동도 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신앙생활을 해보라고 권유했다.
  교회에서의 봉사 활동은 무엇이 있냐고 했더니, 성도님은 이료업을 하는 분이시니 치료 봉사도 할 수 있고 성가대원으로 찬양하는 봉사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가장 쉽게 생각된 성가대원으로 봉사하기로 하고 성가대에 들어갔다. 나는 음정은 그런대로 되는 편인데, 박자감이 없는 지독한 박치다. 그럼에도 지원한 것은 내가 독창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해서다.
  지휘자가 파트별로 녹음하여 파일을 만들어 대원들에게 보내주면 대원들은 그 녹음 파일을 들으며 각자 연습하여 예배 시작 한 시간 전에 모여 단체연습을 하는 것이다. 봉사정신으로 무장하고 열심히 연습을 했다. 학습 속도가 더디어서 다른 대원들보다 더 많이 연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단체로 연습하는 현장에 가면 더듬기 일쑤였다. 그런데 차츰 연습을 하다보니 아주 조금씩이나마 나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백하건데 내가 교회에 봉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음악공부를 하게 되어 버린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봉사는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과시하는 명분이 되었을 뿐이고, 실제적인 이득은 내가 본 것이다. 60대 중반에 들어선 내가 그동안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박자 문제에 대하여 미미하게나마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내게 있어서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든지 나처럼 봉사 활동이라고 시작한 일이 오히려 자신의 스펙을 쌓는 데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한 번은 목사님께서 나더러 성악교실에 나와 보라고 했다. 참석자가 많지 않아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나에게 자리를 채우라는 것으로 생각됐지만, 순종하는 마음으로 성악교실에 나가 앉게 되었다.
  성악교실에서는 천안의 모대학 교수(목사)님이 월 2회 무료로 지도를 해주고 계셨다. 이곳에서 나는 성악 공부도 하고, 노래하는 데 있어서도 변화가 생겼다. 노래 연습실에서 반주기에 맞춰 노래하는 것 말고 다중 앞에서의 노래는 학창시절에도 해보지 못했다. 음악에 워낙 소질이 없어서 누가 시켜주지도 않았고 나 스스로도 엄두를 내지 않았다.
  그랬던 내가 작년 11월에 있었던 성악교실의 발표회에서 난생 처음 다중 앞에서 노래를 하는 경험을 한 것이다. 내 노래 실력이 어디다 내놓고 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녹이 슬어가고 있는 목소리에서 작으나마 녹을 일부라도 제거할 수 있게 된 것 하나만으로도 나는 기분이 좋다.
  독자 여러분도 이 좋은 봄 날 방구석에 콕 박혀 있지 말고 무엇이건 자신의 스펙을 쌓아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작년 10월로 교회 출석 2년째가 되어서 의미 있는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교회에서 치료 봉사 다니는 팀이 있어서 그 팀에 합류했다. 용문산 자락에 있는 여교역자 안식관에 월 1회 안마봉사를 가는 것인데 20년 넘게 한 해도 빠지지 않고 해오는 봉사 활동이라고 한다.
  안식관 봉사도 나 자신을 연마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안마 봉사를 받고 있는 여교역자들의 영혼이 얼마나 맑은지를 현장에서 알 수 있었고, 그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소한 문제들은 그들 교역자님들의 신앙적인 열성을 짐작할 때 아주 작은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누군가를 위하여 봉사한다는 것은 봉사 그 자체에도 의미 부여가 되는 것이지만 자기 자신을 담금질하여 보다 고급스런 자아를 가꾸는 데 크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우리들 시각장애인들은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는 것에 나도 모르게 익숙해져가고 있는지 모른다. 언제든 나를 돌아보며 보살핌을 받는 타성에 젖어들지 말고 나 스스로가 봉사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를 찾아보는 것도 좋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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