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만남, 님 보내며
남몽해
만남
꺾어질까 휘어진 가지가지에
소복이 눈꽃들이
그윽하게 젖은 눈망울로
부서지듯 햇살 머금었네
반짝 반짝 되쏘며 고개 내밀고
지나는 바람 기다린 듯
냉큼 내려오니
아마 밤새도록 햇빛을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햇빛과는 상극이 아니었나?
조아렸던 마음 언제였드냐?
아니야, 그 얼마나 그리웠을까
온 몸이 녹아져 물이 되어도
난 좋아!
절절했던 가슴 내 보이며 포옹하고 포옹하잖아?
만남은 잠시지만
활활 불덩이 되어 녹아내린다.
하얗게 덮여진 순결
상큼한 눈 내음 신선하구나.
따사함이 묻어나고 숨결 같은 부드러움
사각 사각 밟는 소리
호젓한 이 정취를 누가 알리야?
걸음걸음 무심코 돌아보니
새하얀 설원 흠집을 낸 게
누구?
님 보내며
함박눈이 소리 없이 내립니다
시간도 공간도 기다려 섰는데
님이 옷자락을 여밉니다
아직 못 다한 말 남았는데
정녕 가시렵니까
따사하게 숨결로 새겨진
영롱한 그리움들
머물고 싶어 안달하였든
푸르럼 따라 피어 오른 꽃이여
아 이제야 호소하나요
온 몸으로 맞섰지만
비련의 운명들
사랑 끝자리에 아픔 하나
앙금의 몸짓이 너무나 커
패여 버린 그루터기여
초라해진 꿈길 위를
소리 없는 함박눈이 내립니다
님은
냉소도 없이
입맞춤도 없이 주저함도 없이
멀어져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