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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로를 알아가는 행복한 글방(김창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3-03 오전 11:54:17

조회수 2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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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로를 알아가는 행복한 글방(김창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4-03-03 오전 11:54:17 (조회 : 2912)

서로를 알아가는 행복한 글방
김창민

  지난해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려 함께하는 독서모임에 참석했다. 원래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시각장애인만의 글방이었는데, 다음에는 비장애인과 함께하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아 그런 모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강동구청 그리고 강동구 도서관이 협의하여 시각장애인 5명과 정안인 15명이 모이게 된 작은 교실이 만들어졌다.
  첫날 강사 선생님께서 개별 인사를 시키게 되었는데, 왠지 모르게 분위기가 서먹서먹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곳에 모인 정안인 참여자들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견 때문에 그런 것이었다.
  그들이 상상하는 시각장애인의 이미지는 ‘동정의 대상’이며, ‘공포의 존재’이고, ‘천방지축 날뛰는 망아지’에다, ‘영원한 아이’였다.
  남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에 ‘동정의 대상’이고, 무식하기에 ‘공포의 존재’라는 것이었다. 또 어디서나 예의 없는 행위로 상대방을 무시하기 때문에 ‘망아지 같다’고 한 것이었고,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태도 때문에 ‘영원한 아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우리 시각장애인 다섯 명은 그들과 8개월 간 모임을 가지며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무지하다는 것은 모든 재난의 어머니이고, 무식하다는 것은 나쁜 지혜를 배우지 않았다는 의미의 말이 되도록 우리 스스로 노력했다. 동정의 대상이 아님을 보여주기 위해 모든 행위에 조심했다. 망아지가 되지 않기 위해 함부로 말하지 아니하고, 행동에 예의를 표했다. 영원한 아이가 아님을 보이기 위해 우리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실천하였다.
  아이러니한 것은 21세기 과학기술이 최고에 이른 현대에도 정안인들 중 일부는 시각장애가 전염병으로 생긴다고 믿고 있다는 사실이다. 봄에 생기는 꽃가루 알레르기 또는 유행성 눈병처럼 시각장애도 전염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시각장애인을 멀리하게 되었다고 털어놓는 참여자도 있었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첫 손님으로 시각장애인을 받지 않는 식당이 있다. 택시의 승차 거부는 다반사이다. 함께하는 글방에서도 처음에는 시각장애인 곁에는 누구도 앉으려 하지 않고, 대화를 나눌 때도 의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곤 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행위에 별로 신경 쓰지 않으며 동정의 대상도, 공포의 존재도, 날뛰는 망아지도, 영원한 아이도 아님을 보여주었다.
  언제부터인가 점자로 찍은 시나 수필을 낭송할 때마다 그들은 큰 박수를 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따뜻한 커피 잔을 우리 손에 쥐어주고 앞서서 도와주며 조금씩 우리에게 다가왔다.
  8개월 뒤 마지막 수업 날, 그들은 아쉬운 눈물을 흘리며 앞으로는 시각장애인을 볼 때마다 언제 어디서나 정성을 다하여 도울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혔던 시간을 반성하고, 시각장애인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도 홍보하겠노라 하였다. 또한 앞으로도 계속 이런 기회가 마련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간절한 부탁도 하였다.
  나는 함께 하는 글방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 시각장애인이 어쩌고저쩌고 할 것 없이 전국의 시각장애인 단체나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글방을 수시로 개설하여 지역주민들에게 우리 삶과 모범된 생활 현장을 보여준다면 어떠할까 건의해 보고 싶다.
  물론 그 과정에 많은 예산이 필요하겠지만 작은 경제적 손실보다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최고의 처방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한편 지역주민들과 화합하는 좋은 계기가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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