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도 군대에 가는 나라
박향숙
아침 식탁에 고등어가 올랐다. 출렁, 색스블루의 노르웨이바다가 이곳까지 들어와 아침 햇살과 함께 새해 인사를 한다. 우리는 이미 지난여름에 만난 사이. 그때는 나를 비롯한 우리 가족 네 명이 그곳에 갔었다.
교복의 하얀 카라가 눈부시던 시절부터 못 박힌 푯대 하나, 스칸디나비아반도가 손짓하고 있었다. 그러나 북극해에 면한 멀디 먼 나라라는 생각에 잠재우곤 했는데, 남편의 부축임에 힘입어 드디어 근접한 러시아를 포함한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를 돌아 노르웨이에 닿았다.
8월 중순에 벌써 단풍이 말을 걸고, 겨울 코트를 입으라 했다. 겨울이 8개월이나 되다보니 나머지 계절들은 숨이 가빠서 산 하나에 4계절이 공존하기도 한다.
사회보장제도, 흑야, 백야, 질 좋은 해산물, 바이킹족(해적)의 후예들이 북해산 브랜트유 덕에 단 시일에 1인당 국민 소득이 약 9만 불이나 된 나라. 뭐니뭐니 해도 그곳의 대명사는 신이 준 최고의 선물 피오르드가 아닐까 한다. 나는 그곳에서 인상 깊었던 몇 가지만 간략히 적어 보기로 한다.
신이 준 3대 선물 송네, 게이랑에르, 하당에르의 세 피오르드를 관광하다보면 절로 경이롭고, 조화로운 자연 속에서 절대자에게 탄성을 올리게 된다. 만년설의 무게로 갈라진 빙하의 틈새에서 녹아내리는 피오르드는 계곡을 따라 개울, 호수, 강을 이루며 바다로 흘러드는 동안 주변을 아름답고, 풍성한 생명으로 가득 채운다.
수시로 얼굴빛이 변하는 수많은 호수, 만년설을 차려 입은 설산에 앉은 하늘을 장식 하는 화려한 채운. 보통 1000m가 넘는 고지의 차도를 가로막고 일광욕을 즐기는 소나 양. 스스로 그들이 물러나기 전 까지는 아무리 높은 사람이 탄 차라해도 얌전히 기다려야한다. 그 이유 중에 하나는 그들도 스트레스를 받아서는 안 되는 존재이며, 질 좋은 유제품을 얻어야하므로.
그곳 호텔에서는 생수를 살 필요가 없다. 피오르드가 배달하는 태고의 빙수가 피부까지 매끄럽게 하니까.
형을 받아도 순번을 기다려야?
월급의 60~70%를 세금으로 내는 반면 철저한 사회보장제도로 태속에서부터 요람까지 국가가 책임지므로 휴가비만 잘 모으면 되니 스트레스 받을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범죄자도 발생치 않아 호텔처럼 꾸민 감옥이 텅텅 비었었는데, 7년 전 정부가 난민자들을 받아 주다보니 범죄가 급증해 교도소가 만원이란다. 그렇다고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아니라 출소로 자리가 날 때까지는 자유의 몸. 순번이 되면 형을 살러 가면 그뿐.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내내 한 반. 우리는 새 학기만 되면 새로 만날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에 대한 기대로 밤을 설레는 데 그쪽은 이사를 가지 않는 한 유치원에서부터 대학 전까지 담임교사도 친구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 올라간다. 하여 가족보다도 유대 관계가 돈독하기도 하지만, 첫 날부터 운 사납게 담임에게 밉보이거나, 친구들의 눈 밖에 나면 소중한 학창시절이 지옥이 되고 만다고.
한편 부러운 것은 초등학교 특히 3학년까지는 거의 자연과 벗하는 야외 수업으로 그 나라 자연에 적응하도록 길들인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도 군대에 가는 나라. 의무는 아니지만 본인이 원하기만 하면 지적장애인이든 시각장애인이든 군대에 가면 그가 할 수 있는 일감을 골라준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은 주로 행정 업무를 본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직업군인으로 복무케 한다면 서로 좋지 않을까?
이상 졸필을 놓으며 올해 새소식 가족 여러분께 만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