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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인생의 황금기, 바로 지금!(김부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1-14 오후 3:51:13

조회수 2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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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인생의 황금기, 바로 지금!(김부순)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1-14 오후 3:51:13 (조회 : 2287)

내 인생의 황금기, 바로 지금!
김부순(전 한빛맹학교장)

  나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과정을 4단계로 나누어 생각해 보곤 한다.
  개성에서 태어나 19세 때 실명하여 시각장애인이 돼 첫발을 들여 놓을 때까지가 1단계이고 그때부터 시각장애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여 고달픈 세월을 보내고 한빛학교 교사로 들어올 때까지가 2단계이다. 3단계는 퇴직해서 2001년 5월 지금 이 지압침술원을 개업할 때까지이며 현재 나는 제4단계 해당하는 시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지금 강조하고 싶은 것은 다름 아니라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꿈같이 흘러간 이 치료실 생활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만족하다는 것이다.
  실명하기 6개월 전 어머니께서는 급성맹장염으로 수술대에서 세상을 떠나셨다. 그것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충격이었고 그때의 절망감과 좌절감은 실명했을 때의 그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것이었다. 게다가 실명까지 하게 되자 ‘이건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몰라. 살기 싫은 세상, 빨리 죽기나 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렇게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눈이 안 보인다고 죽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눈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고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폐인이 되고 아무데도 쓸모없는 무용지물 같은 인생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나는 내가 땅에 발을 딛고 이렇게 오래 살줄은 꿈에도 몰랐고 악몽 같은 고통의 터널도 끝이 있다는 사실도 정말 몰랐다. 또한 장애인들의 딴 세계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안마라는 말도 처음 들어본 말이었다. 아마 그때가 50년대라서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주님의 은혜로 더 늦기 전에 맹학교에 들어가게 된 것이었다. 맹학교 교육을 통하여 잃었던 것들을 하나씩 되찾게 되었고 학업도 계속 할 수가 있었으며 거기에다 너무 좋은 기술까지 배워서 지금 이 나이에도 정년 상관없이 신나게 일을 하고 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실명해서 손해 본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지내온 것 모두가 주의 크신 은혜라는 고백밖에는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또 한 가지 좀 늦긴 했지만 이 기회에 꼭 알려두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다.
  내가 퇴임하면서 중복시각장애인 시설을 하려다가 실패하는 바람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일을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건 역시 매우 만족하게 아주 성공적으로 잘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남양주시 수동면 송천리에 가면 대지 1250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400평 규모의 장애인시설이 ‘호세아 동산’이라는 간판과 함께 아름답게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골조공사를 마친 상태에서 사건이 터졌고 땅이 가압류 되었던 것을 압류도 풀고 나머지 공사도 잘 마무리해서 사회복지법인 사랑과 평화복지재단으로 인가받고 2006년 7월 축하예배도 드리고 개원식도 했다. 그때 나도 가서 공로패도 받고 인사말도 한마디 했다. 그리고 이것을 훌륭하게 맡아서 해주신 수동면 입성리에 있는 지체장애인, 정신지체장애인 시설인 ‘신망애’의 이사장님이신 김양원 목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렸고 이 일을 하나님의 뜻대로 이루어 주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렸다. 나는 거기서 완전히 손을 뗀 지 이미 오래지만 그 건물 현관 앞에는 기증자 김부순 권사라는 이름과 함께 사진이 붙어 있다.
  나는 생각한다. 역사의 한 순간에 내 역할을 다하고 무대 뒤로 물러선 것이 얼마나 잘된 일인가! 거기서는 기증자라고 고마워하고(땅값만 20억이 넘는다고 한다) 여기서는 많은 사람들한테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있으니, 그래서 나는 지금이 내 일생에서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다.
  ‘화병 나서 죽을 거다, 알거지 됐다’라는 말을 들으며 수입이라고는 10원도 없었을 때가 어제 같은데 지금은 모든 일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께 감사만 하고 있다. 나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이 일을 할 것이며 죽을 때 좀 더 베풀면서 살 걸, 좀 더 믿음 생활 잘 할 걸, 하고 껄껄하면서 죽지 않도록 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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