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과 부정의 나무
김철용(전북맹아학교 고등부 재학)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시작된 어둠 속에서의 생활은 성년을 훌쩍 넘긴 나이가 되어서야 세상에 나아갈 힘이 생겼습니다. 그 기간 동안 어둠이 지배해 온 세상은 닫힌 공간에서 나 혼자만의 세상을 만들어 원망의 씨앗을 맺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면서 집 안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한 발을 내딛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는 세상에 첫 걸음을 떼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사는 동안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진실한 사랑을 베푸는 삶이 있을 때 세상은 밝고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제게 보여준 아내였습니다. 그렇게 시각장애인인 나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보내기 위해 활동하며 부딪치며 지나온 지 어느덧 10여년이 지났습니다.
완주군 장애인협회장으로 일하며 보람된 일도 많았지만, 중학교 때부터 채우지 못한 무엇인가 부족함이 커져만 갔습니다. 결국 저는 48살의 나이에 또 다른 세상에 발을 담그는 용기를 내어 고등학교 학생이 되기를 선택하였습니다.
2010년 새로운 생활이 선사한 즐거움은 나이와 관계없이 옛 학창시절이 새록새록 묻어나는 요즈음 저는 만족과 희망에 취해 있습니다. 때론 나이든 486의 두뇌로 공부하는 것이 힘들긴 하지만, 모르던 것을 새로이 알게 되는 학교생활은 지금의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으로 가득합니다.
그간 제 삶 속에서 지낸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공간에도 몇 글자 조심스럽게 용기 내어 적어 봅니다. 늦깎이 고등학교 1학년 생활을 하는 저는 요즘 들어 하나의 나무를 보며 성장하고 깨닫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마음속에는 혹 어떤 나무가 자라고 있는지요? 바로 긍정과 부정의 나무 중에서 말입니다.
처음 학교생활을 하던 제겐 ‘난 아니야, 난 못해. 내가 이 나이에 이걸 배워야 하는 거야?’하는 부정의 나무가 제 마음 속에 가득했었습니다. 그 부정의 나무속에 있는 제겐 행복이 없었습니다. 피곤함과 무엇이든 바르게 볼 수 없는 생각들이 지배하여 ‘이건 왜 안 되는 것인데, 이건 너무 불합리한 제도 아닌가?’하는 생각들의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힘들어 할 때 제 아내가 말했습니다. “힘들 때는 우리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려 고난 당하신 예수님을 생각하라”고 말입니다.
늘 곁에서 힘이 되어준 아내의 말에 다시 학교생활을 하게 된 저는 처음 학교를 선택하게 된 초심을 그려보았습니다. 그 그림 안에는 부정의 나무는 없었으니까요. 전 마음속 부정의 나무를 버리고 ‘그래, 할 수 있잖아. 웃으며 지내면 복이 올거야.’하는 긍정의 나무를 다시 심었습니다. 그 긍정의 나무가 어느덧 학교생활의 1년을 마무리 하는 제게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용기를 주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전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마음속 부정의 나무는 과감히 잘라 없애 주고 믿음과 소망, 사랑이 가득 찰 수 있는 긍정의 나무 한 그루를 길러 보자고 말입니다. 그 나무들이 자라 우리들 삶이 긍정적인 나무로 가득 찬 숲을 이루는 희망의 세상 만들기에 함께 동행하자고 말입니다.
우리가 잘하고 못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발전을 위하여 도전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는 것이 바로 아름다운 삶의 여울이라 생각합니다.
시각장애인의 삶으로 살면서 긍정의 나무들이 모인 여울에서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사랑을 내가 먼저 베풀면 이모든 결실은 나에게로 다시 돌아옴을 믿고 더불어 사는 좋은 세상 만들기를 생각하면 오늘도 힘이 솟아납니다.
그리고 그곳에 함께하는 여러분들의 활기차며 웃는 모습도 기대하며 오늘 저는 긍정의 나무에 소중한 거름 한 삽을 뜹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