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뜨거웠던 5월을 기억하며
류명구(전 안협 경기지부장)
5월의 따사로운 햇살을 온몸으로 느끼며 2006년의 5월을 회상해봅니다. 그해의 5월도 오늘의 태양처럼 부드러웠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 당시 필자는 경기도 안협 지도위원장으로 스포츠마사지 업소와 발마사지 업소 등 유사 업종의 무자격 안마행위를 적발하여 때로는 거친 몸싸움까지 벌여가며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역사적인 날이 되어 버린 그 달 25일, 늘 즐기는 축구를 열심히 하던 중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우리들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던 위헌 판결 소식이 전해졌고, 축구를 즐기던 동호회 회원들 간에는 걱정과 안타까움이 섞인 대화들이 무겁게 오고 갔습니다.
축구복조차 갈아입지 못한 채 안협 사무실이 위치한 수원으로 달려가 밤새 회의를 거쳐 보건복지부 앞에서 경기지역 전회원을 동원한 강력한 집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까웠던 일은 집회를 준비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헌법재판소의 재판 결과를 우리가 어떻게 뒤집을 수 있느냐며 대안을 찾기 전까지는 정부나 유관기관을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라는 안마업계의 선배 지도자 분들 몇 분이 전화가 꽤나 울렸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집회는 강행되었고, 26일 집회를 시작으로 29일 헌법재판소 앞에서의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화형식과 마포대교의 집회 등 상상조차 하기 싫은 투쟁의 역사는 가슴 아픈 기록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던 그 시절 ‘넓은마을’에 올라왔던 많은 회원님들의 글을 반나절에 거쳐 새롭게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자포자기의 글들이 올라오다가 점차 ‘절망하며 좌절하고 포기 할 수는 없다’라는 글들로 바뀌며 투쟁의 불꽃은 우리 모든 시각장애인들의 가슴속에서 새 생명이 돋아나듯 피어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포대교에서의 밤샘 집회 소식이 다음날 아침에 자유게시판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짝을 지어 흰지팡이에 의존한 채 모여 들기 시작한 회원님들이 몇 십 명에 이르렀습니다. 작은 외침에 불과하였던 구호들이 함성으로 변화하여 전무후무한 자발적 집회가 막을 올리던 순간이 아직도 나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 후 우리들의 절실한 현실을 알리기 위한 서명 운동과 전단지 배포, 1인 시위, 종교인들과의 교감 형성 등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투쟁의 불꽃은 활활 타올라 마치 활화산의 폭발처럼 용솟음쳤던 것을 아직도 우리는 기억합니다.
하지만 곧이어 날아든 고인이 되신 두 분의 열사님들의 투신 비보는 우리들을 경악을 넘어서 아연실색케 하였습니다. 장례식장을 방문하여 많은 기자들과 언론사에 우리들의 너무나도 절박한 현실을 알리며 눈시울을 적신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광주역전에서 있었던 노제에서 운구차량에 매달려 광주 시내를 행진하며 오열에 잠겼던 기억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이러한 안마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피맺힌 절규의 대가로 우리들은 업권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안마업계 100년사 중 가장 슬프면서도 가장 자랑스러운 역사로 기록되어지지 않을까하고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봅니다.
그러나 그 후 5년이 지난 현재 2011년의 5월을 살고 있는 우리 안마업계는 하루의 생존을 위하여 노심초사 마음 졸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인 듯하여 매우 안타깝습니다.
정부의 무관심을 넘어선 방관으로 안마업의 발전을 기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생사의 갈림길에 외로운 촛불마냥 빛을 상실해가고 있지는 아니한지 의문입니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안마업이 변변한 논문이나 연구 실적조차 전무하고 안마업을 발전 계승시킬 그럴싸한 연구소조차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이 우리들의 현 주소를 잘 나타내는 실정이 아닐까합니다.
시각장애인 안마업을 국가에서 장려하여 관광객들을 유치하여 새로운 특화된 사업으로 이끌어 줄 기반을 조성한다면 오히려 무한정 쏟아붓는 복지예산보다 좀 더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가치 창출을 이룩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외에도 안마시술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던 중 법적인 처벌을 받아 사회 활동에 불리하게 적용되는 분들의 특별사면 등 많은 과제들이 현존하고 있습니다.
희망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드는 파랑새와 같습니다. 말뿐인 변화와 개혁보다는 노력과 함께 하는 행동이 우리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5년 전 우리들의 활활 타올랐던 투쟁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기며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5월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