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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 기고] 나의 결혼 이야기 제12화 대망의 결혼식(강시연)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11-01 오전 9:20:44

조회수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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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재 기고] 나의 결혼 이야기 제12화 대망의 결혼식(강시연)
작성자 점자새소식 작성일 2018-11-01 오전 9:20:44 (조회 : 1961)
제12화 대망의 결혼식
강시연
  장장 7개월에 걸친 준비를 끝으로 드디어 밝아온 결혼식 아침.
  메이크업과 드레스 등 식전 준비를 위해 함께 이동해야 했던 나와 남편은 시각장애인 이동지원센터에 미리 승합차 예약을 해두었다. 이른 아침, 집 앞에 도착했다는 기사님 연락에 긴장되는 마음을 안고 차량에 탑승했다. 남편의 집으로 가 남편을 태우고 청담동에 있는 메이크업숍으로 출발했다. 숍에 도착해 간단한 기초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데, 하루 동안 우리 부부의 안내견을 맡아줄 안내견 학교 선생님이 도착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고 선생님을 보고 그저 반갑기만 한, 두 마리의 안내견 지미와 탄실이. 선생님 덕에 두 녀석에 대한 걱정은 저만치 미뤄두고 결혼식을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초 메이크업과 신부화장, 드레스와 어울리는 올림머리까지 역시 신부인 내가 준비하는 시간은 굉장히 오래 걸렸다. 반면 간단한 화장과 머리 손질만으로 모든 준비가 끝난 남편은 지난 드레스 투어 때 미리 골라둔 턱시도로 갈아입고 준비 완료. 나 역시 모든 세팅이 완료된 뒤 드레스를 입고 뒤쪽으로 면사포를 늘어뜨린 후 부케를 들고 메이크업 숍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드레스와 메이크업 등을 봐주시는 헬퍼 이모님의 도움을 받아 차량을 타고 식장으로 출발한 우리 부부, 그때부터 배고픔도 못 느낄 만큼 커다란 긴장이 이어졌다.
  예식장에 도착해 신부대기실로 들어와 스냅 촬영을 시작했다. 스튜디오 촬영을 생략한 대신 결혼식의 추억은 오래도록 남기고자 예약했던 건데 짧지만 이리저리 설정에 맞춰 촬영하려니 입가에 경련이 부들부들 일었다. 스튜디오 촬영을 하지 않은 건 정말 잘한 선택이었던 듯싶다. 어쨌든 그렇게 정신없이 촬영을 마치고 남편은 식장 앞으로 나가 하객을 맞이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신부대기실로 찾아오는 하객과 사진 촬영도 하고 인사도 나누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예식 시간.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남편이 먼저 당당하게 입장했다. 문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나와 아버지는 결혼행진곡에 맞춰 조심스레 식장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아버지가 어찌나 긴장을 하셨는지 내 손을 잡고 있는 팔이 로봇처럼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아버지의 모습에 어느새 내 긴장은 스르르 풀리고 행복한 미소와 함께 결혼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 부부의 들러리가 되어 엉덩이를 실룩실룩,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입장한 안내견 지미와 탄실이 덕에 하객들 모두가 즐겁게 웃었다. 주례 선생님의 점자정보단말기가 다운되어 본의 아니게 주례사가 길어지기도 했다. 또 축가자의 마이크가 나오지 않아 축가를 두 번 부르는 해프닝도 있었지만, 웬일인지 모든 것이 행복했다. 나를 위해 남편이 불러준 축가에 설ㅤㄹㅔㅆ고,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릴 때는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다. 우리 부모님께 감사의 큰절을 하는 남편에게 한없이 고맙기도 했고 말이다.
  이 모든 순간들을 별 탈 없이 넘기고 결혼식을 마친 뒤 가족, 지인과의 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부케를 던질 때는 하객으로 와있던 안내견 한 마리에게 던지는 바람에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친정 부모님과 시댁 친지를 모시고 하는 폐백도 무사히 기분 좋게 끝낼 수 있었다. 다만 남들보다 폐백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다 보니, 폐백을 마치고 우리가 피로연장에 돌아왔을 땐 많은 하객들이 집으로 돌아가서 제대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던 게 가장 큰 아쉬움과 죄송함으로 남는다.
  그래도 우리 부부가 오랜 시간 신경 써 준비한 것이 헛되지 않아 모두들 큰 불편 없이 다녀가셨다는 것에서 정말 감사드린다. 군데군데 모자람 투성이었을 텐데도 예쁘게 봐주시고 축복의 말을 아끼지 않았던 모든 분들 덕분에 우리 부부는 지금도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세상 누구보다 귀한 세 살 말괄량이 공주님과 함께 말이다.
  결혼식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 역시 몇 날 며칠을 해도 모자랄 만큼 많고 많지만, 그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었다가 다음 기회에 소개드려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아주 사소하고 개인적인, 그러면서도 지루했을 우리 부부의 결혼이야기를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하며 여기서 이만 ‘나의 결혼 이야기’를 마친다. 이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께 언제나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 다음 호부터는 ‘지석봉의 진짜 맛집(가제)’을 연재합니다. 많은 기대 바랍니다.
(2018. 11. 1. 제10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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