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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장원 미스 리의 아침(허상욱)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3-15 오전 9:34:42

조회수 2504

게시물 내용
제목 미장원 미스 리의 아침(허상욱)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03-15 오전 9:34:42 (조회 : 2504)
미장원 미스 리의 아침
허상욱(시인)
 
  그의 가위가 검은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자를 때
  어둠은 째깍째깍 잘라져
  아침도 하얗게 드러나는 것인가
 
  그 잘라진 길이만큼
  흰 목덜미 더 희게 드러나는 것인가
 
  어긋난 과거의 흔적이
  발치에 우수수 떨어질 때
  비로소 뽀얀 미소는 완성되는 것
 
  그의 손가락이 꾸덕꾸덕 야문 이유를 물어보니
  아직도 가위로 쳐 낼 칼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녀는 수줍게 말한다
 
  거뭇거뭇 물들어버린 세월이 있기에
  뭉텅뭉텅 잘라낼 손맛이
  제법 쏠쏠하다고
 
  그렇다
  일곱시 반에서 아홉시 쪽으로 화살표가 싹둑! 겹쳐지는 순간
  어긋났던 경계는 다시 포개지는 것
 
  그런데도 세상에서 제일 긴 것은
  가위질된 것과
  가위질되어 가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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