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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무제(김영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1-01 오전 9:39:00

조회수 2670

게시물 내용
제목 무제(김영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1-01 오전 9:39:00 (조회 : 2670)
무제
김영희
 
 1. 여성 대학
 
  어느 날 너무나 버거운 모습으로
  찾아온 내 삶의 현실
  그냥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는 내 삶의 질에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내가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놀이동산에 들어와 내 삶의 질이
  회복되어가고 있습니다
  마음껏 마음을 주고 있지 못하지만
  참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어둠 속을 헤매야 하는
  사랑하는 이들이여
  아직은 남아 있는
  우리들의 시간 속에 저마다의 꿈과
  소망을 예쁘게 그려 가세요
  그리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세요
  우리 삶이 다하는 그 날까지
 
  2. 전화
 
  따르릉 귀찮을 정도로 울리던 소리였는데
  하루 종일 기다려도 울리지 않는 소리
  함께 사람을 노래했던 벗들은
  어디로 사라져 버린 것일까
  어느 날 변해버린 나의 모습에 하나둘씩 등을 돌려버린 그들
  그러나 그들을 돌려세울 수가 없었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사랑은 믿어도 사람을 믿으면 안 되는 걸까
  진실 그것은 그분과 나와의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것
  아, 그립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스러움이
  그러나 이것 또한
  한갓 꿈인 것을
 
  3. 오페라 공연
 
  와아 멋있다
  와아 아름답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바라보면 사람들은 저마다 감탄사를 연발한다
  그러나 우린 꽃도 까맣고 나무도 까맣고 집도 까맣고
  다시 크게 눈을 떠 봐도 모두 다 새까맣다
  가슴 한구석이 시려 온다
  그리고 어느새인가 두 눈가가
  촉촉이 적셔온다
 
  4. 어둠 속의 아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보아도
  아무리 눈을 비벼 보아도
  안개 속에 가려진 그 모든 것들이 움직인들
  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무언가 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서
  슬픔에 잠겨버린
  당신의 자식들의 가슴 저린 이 아픔을 아시는지요
  구하면 주신다는 당신의 말씀에
  구하고 또 구하고 가슴 설레며
  귀 기울여 보지만
  그러나 당신은 여전히 잠잠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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