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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카리나를 부는 이유(임경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4-14 오후 3:13:02

조회수 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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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카리나를 부는 이유(임경억)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6-04-14 오후 3:13:02 (조회 : 3032)
오카리나를 부는 이유
임경억(시각장애인복지관 종사자)
 
나는 요즘 주말이 즐겁다. 오카리나와 더욱 친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부터 주말이면 산을 찾았다. 물론 활동보조인과 함께 말이다. 옛말에 ‘인자요산’ 즉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하고, ‘지자요수’ 즉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내가 어진 사람이라 산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어진 사람이 되고 싶어 산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아무튼 산에 가면 마음과 머리가 맑아진다. 새들은 즐겁게 노래하며 나를 반겨주고 또 나무들은 살랑살랑 파란 손을 흔들며 어서 오라 손짓한다. 언제라도 산에 오기만 하면 이처럼 환대받을 수 있으니 내 어찌 주저하리오.
나는 산을 오를 때 반드시 챙기는 물건이 하나 있다. 바로 ‘오카리나’가 그것이다. ‘오카리나’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거위’라는 뜻으로 점토나 도자기로 만들어진 간단한 취주악기다. 이렇게 설명하면 모르는 사람은 뭔가 근사한 악기인 것같이 생각하겠지만 실은 ‘피리’ 수준의 악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사실 나는 악기와 거리가 먼 사람이다. 청소년 시기에 기타에 도전했으나 손가락도 아프고 또 음악적 감각이 없다 보니 당시 유행하던 가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한 곡 정도 외에는 도무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재간이 있는 사람은 코드 몇 가지만 배우면 알아서 쿵작작 연주도 잘하던데 나는 아니었다. 그래서 기타를 포기하고 풍금(오르간)에 도전했다. 악보대로 치기만 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주를 넣는 왼손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게 악기와의 인연은 꽤 오랜 기간 끊어져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오카리나 소리에 반해 알아 보니 나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피리 수준의 악기였다.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 즉시 구입했다. 손가락으로 구멍을 막았다 열었다 하는 것으로 ‘도, 레, 미, 파, 솔, 라, 시’를 부는 것이어서 간단한 동요는 그리 어렵지 않게 연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가곡이나 가요, 팝송 등은 악보가 없이는 제대로 연주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강동구에 있는 한국시각장애인복지관에 전화를 걸어 악보를 점역해주느냐고 물어 보니 가능하다고 했다. 이렇게 악보가 생기고 나선 틈만 나면 악보를 짚어 가며 연주에 몰입한다.
산에 올라가 바위에 걸터앉아 오카리나를 연주하고 있으면 나는 한 마리 새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 산에서 연주하면 울림이 있어 제대로 못하는 연주도 잘하는 것처럼 들린다. 목욕탕에서 노래하는 사람치고 음치는 없다 하지 않던가.
이 글의 본론인 ‘오카리나를 부는 이유’를 한 수의 시로 표현하면서 끝맺음을 하려 한다.
 
오카리나를 부는 이유
 
나는 새들을 좋아한다.
흐린 날이나
맑은 날이나
노래를 부르기 때문이다.
 
나는 새 소리를 좋아한다.
그것은 마치
창조 때에 하나님이 꽃을 빚을 때 나던 소리.
 
새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새가 되고 싶다.
새처럼
언제나
맑은 소리로
노래를 하고 싶어
나는 오카리나를 들었다.
그것도 숲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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