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마음은 괜찮다!
이인혜(공주대 특수교육학과 2학년)
“타오르는 불안을 사랑하라!”
위의 구절은, 작년 여름 한시대회(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 엠티에서 민지희 교수님의 강연을 듣던 중 불안을 두려워하는 내게는 더없이 와 닿았던 구절이다.
불안. 마음속에 걱정이 있는 것으로 정상적인 반응이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지나친 극심한 걱정에 이른 상태를 우리는 ‘불안’이라 말한다. 그리고 두려움, 어느 문턱에 들어서며 느꼈던 느낌. 두려움이란 건 무엇을 잘 해 보고자 하는 욕망의 다른 모습이라 생각된다. 무엇이 가장 두렵고, 무엇을 가장 잘 하고 싶었던 걸까?
대개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불안을 달갑지 않은 손님을 대하듯 한다. 불안을 즐기는 사람도 얼마든지 있겠지만, 이 불안을 극과 극의 감정인 것 마냥 자신에게 혹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뚜렷한 경계선을 긋는다. 가슴 한 편에서 나타난 죄책감에 역시나 걱정을 하고, 불안을 느끼게 되고 그 자리에서 그것이 옳은 것이라는 착각의 덫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게 선을 긋고, 분별해 두지만 결국 내 마음속 내재되어 있는 근본적인 감정들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의 응집이 되어버린다.
거기에 더해 우리는 태어났을 때부터 불안을 지닌 채 성장하면서 무서워하는 대상이 달라진다. 어릴 적에는 어둠을, 낯선 사람을, 특정 대상을 갖고 있지 않음을, 높은 곳을 보고도 무서워한다. 그러다 조금씩 나이를 먹어가며 불안의 효력은 더해져 실패하는 것, 먼저 발생한 사건에 의해 뒤따를 사건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에, 인간이 느끼는 근원적인 외로움인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그냥 평범한 사람에 머무는 것, 타인의 손짓과 시선의 행위를,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일 등에 대한 것에서 불안은 작용된다.
몇 달 전, 강연 프로그램을 보던 중 한 연사자의 강연 내용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아래의 본문은 연사님이 들려주신 강연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나 자신을 대할 때, 내 안에는 여러 마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내 마음 역시 그 마음들조차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지 않고 실적이 있는 마음들은 사랑해 주고, 붙잡아 주려 한다. 반대로 소위 말하는 별 도움 안 되는 감정들, 슬픔이나 불안, 우울, 초조한 마음들은 적대시 하며 최대한 내 삶에서 배제했으면 대하고 있다. 이는 마음을 대할 때 차별 대우를 하는 것이 자연스레 학습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그 마음 하나하나가 내 소유물처럼 여기고 있는 것 같지만 현실은 내 생각처럼 그렇지 못하다. 분명한 사실은 아무리 우리가 기준을 가지고 그것들을 대한다고 해도 우리 뜻대로 마음은 움직여 주지 않는다. 마음은 자기들이 원할 때 갔다가 자기들이 원할 때 돌아온다. 어차피 뜻대로 안될 마음이라면 이 마음들을 독립된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려움이란 마음도 실적을 내는 마음은 아니다. 그렇다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실적을 내는 마음이 아니라고 간주한 채 눌러놨지만 자꾸만 올라오니까 합리화해서 억눌러서든 회피했지만 결국 불편한 느낌은 맞닥뜨리게 된다.
다행히 이를 해결할 방법은 있다.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날 좀 알아 봐 달라는 기색이 보인다면 잡상인 취급하지 말고, 연장을 들고 서 있다고 생각하지도 말고, 잠시 눈을 감고, 나 자신을 평가하거나 바꾸거나 판단할 필요 없이,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내 몸에 느낌에 기울이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모든 마음은 결코 우리가 누른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고, 뛰어 넘는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만나주는 것만이 유일한 답이다. 그렇게 두려움과 함께 아무런 조건 없이, 기준 없이, 판단하지도 말고, 딱 30초 만이라도 있어본다면 마음이 나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강연을 듣고 난후, 내 자신이 확연하게 달라진 것은 없다(바랐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지만 불안이 나쁜 것만은 아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은 이런 불안한 감정들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지만, 결국엔 그 불안도 내가 만들어낸 감정이란 것을 그러니 그 마음도 사랑해줘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말을 하고 내 마음의 문을 여는 순간 그것은 두려움도 불안도 아니라는 사실을. 결국 내 마음의 문은 나를 지키는 동시에 나를 가두고 있었다는 것을.
이렇게 외쳐보자!
모든 마음은 괜찮다!
타오르는 불안을 사랑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