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특별시장상 수상한 박웅대 원장
지난 10월 11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제40회 흰지팡이의 날 기념식에서 박웅대(남, 50세, 전맹) 원장(코닉보정원)이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했다.
서울시는 그가 구조공학을 안마에 응용, 독창적인 안마 분야를 개척하고 보급한 동시에 불우이웃을 돕고 장애인 인식개선에도 앞장섰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그 동안은 할 수 있는 것만 하자는 마음으로 앞만 보며 살아왔는데, 상을 받게 되니 그동안 살아온 과정들을 되돌아보게 되네요.”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본 호에서는 박 원장을 만나 독창적인 안마기술에 대해 들어 보았다.
“엑스레이 상으로는 같은 정도의 척추측만증인데 어떤 사람은 통증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통증을 느끼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좋아졌다고 해서 객관적으로 그 기술을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기술이 과학적이라는 것은 동일한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코닉’ 기술은 과학적입니다. 기존의 대체의학적 시술들과 달리, 공학적으로 설명 가능하고 증명가능한 이론에 바탕을 둡니다. 즉 시술자가 기술만 잘 갖춘다면 모든 사람들이 객관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치료 이론인 것이죠.”
박 원장은 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에 다니던 20대에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시각장애 치료방법을 찾던 중 처음 접한 것이 카이로프랙틱 이론이었다. 그러다 시각장애인 직업으로 안마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고 대한안마사협회를 찾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안마와 카이로프랙틱 이론을 배워갈수록 그의 의문은 더해갔다.
“이론들이 맞긴 한데 답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 떠오른 것이 대학 시절 배웠던 정형화된 공학기술과 역동적 공학기술에 대한 개념이었어요. 사람의 몸은 역동적인 구조이기 때문에 기존의 정형화된 해부학 이론으로는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박 원장의 기술은 구체적으로 기존 대체의학 기술들과 어떻게 다른 것일까?
“제가 개발한 기술은 쉽게 말해 골반 교정입니다. 골반을 교정하면 전신의 모든 뼈가 교정된다는 원리입니다. 기술 이름은 코닉(kornic)인데, 영어로 한국(Korea)과 기술(technic)의 합성어이죠.”
코닉에는 구조해부학의 원리가 적용되어 있지만, 기존의 안마와 카이로프랙틱 이론들이 인체를 좌우대칭이라고 보는 정형화된 관점과 궤를 달리 한다. 인체는 누구나 자기가 체중을 싣는 곳이 중심이 되는 불안정한 구조라는 것.
이에 따라 사상체형이 있는데, 우선 왼손잡이냐 오른손잡이냐에 따라 2개의 체형으로 구별할 수 있고, 다음엔 관절의 회전패턴에 따라 각각 또다시 왼손잡이의 왼쪽 자세와 오른쪽 자세, 오른손잡이의 왼쪽 자세와 오른쪽 자세로 구별된다.
기존의 해부학에서는 골반에 있는 천장관절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굳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는 반면, 코닉의 원리는 그 천장관절이 굳도록 두지 않고 잘 움직일 수 있는 상태로 풀어주면 모든 근·골격계 질환 치료가 가능해진다는 원리이다.
박 원장의 기술 사용에서 특이한 점은 교정시술에 발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발을 쓰는 기술을 사용한 지 2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가끔 강의를 나가서 실습을 할 때는 발을 쓰니까 낯설어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발을 사용하는 것이 힘을 싣기도 좋고 안정된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그는 치료실 운영뿐 아니라 기술이론과 시술방법에 대한 책들을 여러 권 출간하기도 했다. 2008년 첫 책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의 비밀’을 출간한 이후 ‘척추측만증 및 허리통증의 근본해법’ 등 4년 동안 네 권의 책을 집필했다. 이 중 ‘근본적인 치료법 근본적인 예방법’은 현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운영하는 국가대체자료시스템을 통해 읽을 수 있다.
“안마사들이 많이들 궁금해 하며 찾아왔었죠. 그런데 시각장애인에게는 정확하게 기술을 전수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교정 자체가 침시술보다는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다 보니 대부분 끝까지 들어보지 않고 포기하곤 했죠. 안마보다는 침시술이 낫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도 했고요.”
현재 박 원장은 송파구에 있는 대한안마사협회 수련원에서 방과후학교 교사로 후학들을 양성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성당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송파지회 모임에 참여하여 한 달에 서너 번씩 경로당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코닉의 전망은 어떨까?
“최종 목표는 우리 시각장애인들이 활용 가능한 기술이 되도록 체계화하는 것입니다. 꾸준히 함께 기술연구를 할 수 있는 시각장애인들이 모인다면 좋겠지요. 저는 이 기술이 대중화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리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직업 환경으로 진출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향후에는 중고등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꾸준한 자세 관리를 업무 영역으로 하여 보건소나 병원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현재 쓰고 있는 책을 출간하고 나면 기술 전수를 위한 강의를 많이 할 계획이라고 밝힌 그는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우리 시각장애인들이 확실한 기술을 가지고 당당하게 안마 직업에 종사한다면 직업 형태도 새로워지고 사회적으로도 인식이 개선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 우리 안마사들도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은 끝까지 들어보고 응용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2019. 11. 1. 제103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