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롯데리아 매장에서 점자메뉴판으로 햄버거 고를 수 있다
“혼자서 자주 햄버거를 먹으러 가요. 가면 늘 먹던 햄버거를 주문해서 먹었죠. 여러 가지 중에서 고르려는 생각은 안 했었던 것 같아요.”
“햄버거를 먹으러 갈 때 혼자 가지는 않았어요. 동행인에게 메뉴를 죽 불러달라고 하고, 그중에서 선택했지요.”
시각장애인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햄버거를 주문해왔다. 대부분 늘 먹던 것을 고르거나 동행인이 시키는 것을 따라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부터 전국 1,300여 개 롯데리아 매장에서는 점자메뉴판으로 직접 햄버거를 고를 수 있게 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9월 15일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와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놀부, 오니기리와이규동 등의 프랜차이즈 매장에 점자메뉴판이 배포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인천인화여고(이하 인화여고) 학생, 서울맹학교 학생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점자메뉴판으로 주문한 햄버거를 먹기도 했다.
점자메뉴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여고생 네 명의 문제제기에서부터였다. 지난 6월 인화여고 3학년인 신승은, 신현서, 이예진, 채현아 학생은 ‘시각장애인은 메뉴를 어떻게 고를까’에 대해 생각하다가 점자메뉴판의 필요성에 도달했다. 점자메뉴판 현황을 조사했지만 점자메뉴판을 비치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래서 이들 학생들은 인터넷 포털 아고라 청원을 시작으로 국민신문고에 정책제안을 했고, 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성사될 수 있었다. 학생들이 보인 진정성 있는 활동은 시각장애인 정보접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점자메뉴판이 보급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에도 카페베네 전 매장에 점자메뉴판이 비치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 카페베네에서 점자메뉴판은 찾아보기 힘들다. 임원진들이 바뀌면서 점자메뉴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관리가 소홀해진 탓이다.
이처럼 점자메뉴판은 무엇보다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점자는 일반 묵자처럼 영구적으로 쓸 수 없다. 점이 낮아지거나 마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신제품이나 프로모션 상품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가도 중요한 요소다.
본지 사무실 근처의 롯데리아에서 점자메뉴판으로 직접 주문해봤다. 롯데리아에 보급된 점자메뉴판의 표지는 메뉴판 이미지로 제작됐다. 동행인이 정안인이라면 함께 메뉴를 고를 수 있다. 표지에는 점자라벨로 ‘롯데리아 점자메뉴판’이라고 새겨져 있다. 메뉴판을 열면 롯데리아의 8월 메뉴를 기준으로 제작되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메뉴 내용은 모두 점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제품명, 가격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져 있는데 추천 메뉴, 프리미엄 메뉴, 햄버거, 치킨, 디저트, 드링크 순으로 소개되어 있다. 메뉴는 14쪽에 걸쳐 소개되고 그 뒷면에는 새로운 메뉴가 생기면 점자라벨을 붙일 수 있도록 12쪽을 비워놓았다. 다소 아쉬웠던 것은 매장마다 다른 런치메뉴나 특색 있는 프로모션 등은 여전히 동행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만으로 어떤 햄버거인지 알 수 없는 ‘AZ버거’ 종류는 간단한 설명이라도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시각장애인 A 씨는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가장 먼저 새로 나온 메뉴나 특가 메뉴, 런치 메뉴를 찾기 마련인데, 이런 세세하면서도 중요한 정보들도 담겨 있다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한시련 임경억 정책팀장은 이번 점자메뉴판 보급으로 점자 표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에서 점자표기 의무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정책팀장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자메뉴판의 유무는 단순히 ‘불편’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지만, 의약품은 시각장애인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될 수 있다”며 “약사법 시행규칙에 ‘점자 표기를 병행할 수 있다’는 부분을 ‘점자 표기를 해야 한다’로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햄버거를 먹으러 갈 때 혼자 가지는 않았어요. 동행인에게 메뉴를 죽 불러달라고 하고, 그중에서 선택했지요.”
시각장애인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햄버거를 주문해왔다. 대부분 늘 먹던 것을 고르거나 동행인이 시키는 것을 따라 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부터 전국 1,300여 개 롯데리아 매장에서는 점자메뉴판으로 직접 햄버거를 고를 수 있게 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9월 15일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와 협약을 맺었다. 이로써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놀부, 오니기리와이규동 등의 프랜차이즈 매장에 점자메뉴판이 배포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정세균 국회의장, 인천인화여고(이하 인화여고) 학생, 서울맹학교 학생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점자메뉴판으로 주문한 햄버거를 먹기도 했다.
점자메뉴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것은 여고생 네 명의 문제제기에서부터였다. 지난 6월 인화여고 3학년인 신승은, 신현서, 이예진, 채현아 학생은 ‘시각장애인은 메뉴를 어떻게 고를까’에 대해 생각하다가 점자메뉴판의 필요성에 도달했다. 점자메뉴판 현황을 조사했지만 점자메뉴판을 비치하고 있는 곳은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래서 이들 학생들은 인터넷 포털 아고라 청원을 시작으로 국민신문고에 정책제안을 했고, 이에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성사될 수 있었다. 학생들이 보인 진정성 있는 활동은 시각장애인 정보접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점자메뉴판이 보급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4년에도 카페베네 전 매장에 점자메뉴판이 비치되기도 했었다. 하지만 현재 카페베네에서 점자메뉴판은 찾아보기 힘들다. 임원진들이 바뀌면서 점자메뉴판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관리가 소홀해진 탓이다.
이처럼 점자메뉴판은 무엇보다 사후관리가 중요하다. 점자는 일반 묵자처럼 영구적으로 쓸 수 없다. 점이 낮아지거나 마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신제품이나 프로모션 상품에 대한 정보가 얼마나 빠르게 반영되는가도 중요한 요소다.
본지 사무실 근처의 롯데리아에서 점자메뉴판으로 직접 주문해봤다. 롯데리아에 보급된 점자메뉴판의 표지는 메뉴판 이미지로 제작됐다. 동행인이 정안인이라면 함께 메뉴를 고를 수 있다. 표지에는 점자라벨로 ‘롯데리아 점자메뉴판’이라고 새겨져 있다. 메뉴판을 열면 롯데리아의 8월 메뉴를 기준으로 제작되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메뉴 내용은 모두 점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제품명, 가격 등에 대한 정보가 담겨져 있는데 추천 메뉴, 프리미엄 메뉴, 햄버거, 치킨, 디저트, 드링크 순으로 소개되어 있다. 메뉴는 14쪽에 걸쳐 소개되고 그 뒷면에는 새로운 메뉴가 생기면 점자라벨을 붙일 수 있도록 12쪽을 비워놓았다. 다소 아쉬웠던 것은 매장마다 다른 런치메뉴나 특색 있는 프로모션 등은 여전히 동행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만으로 어떤 햄버거인지 알 수 없는 ‘AZ버거’ 종류는 간단한 설명이라도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시각장애인 A 씨는 “패스트푸드점에 가면 가장 먼저 새로 나온 메뉴나 특가 메뉴, 런치 메뉴를 찾기 마련인데, 이런 세세하면서도 중요한 정보들도 담겨 있다면 더욱 좋겠다”고 말했다.
한시련 임경억 정책팀장은 이번 점자메뉴판 보급으로 점자 표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부분에서 점자표기 의무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정책팀장은 “패스트푸드점에서 점자메뉴판의 유무는 단순히 ‘불편’으로 끝날 수 있는 문제지만, 의약품은 시각장애인들의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될 수 있다”며 “약사법 시행규칙에 ‘점자 표기를 병행할 수 있다’는 부분을 ‘점자 표기를 해야 한다’로 고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2017. 10. 1. 제98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