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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 학생의 보습학원, ‘동행학원’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11-01 오전 9:43:28

조회수 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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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 학생의 보습학원, ‘동행학원’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11-01 오전 9:43:28 (조회 : 4948)
시각장애 학생의 보습학원, ‘동행학원’
 
  서울농학교와 담벼락을 맞댄 키 작은 단층 건물에 ‘동행학원’(서울시 종로구 신교동)이 자리 잡고 있다. 동행학원은 시각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보습학원이다. 지금까지 예체능 분야의 학원, 교과목 개별교습은 있었지만 국어, 영어, 수학 등의 교과목을 가르치는 보습학원은 동행학원이 처음이다. 이곳에서는 교과목 이외에도 점자와 점자정보단말기 등 시각장애 학생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교육은 원장인 채영찬(남, 27세, 시각장애 1급) 씨를 비롯해 손혜림(여, 32세, 시각장애 1급), 손혜선(여, 29세, 시각장애 1급) 강사가 맡고 있다. 이들은 맹학교 교사, 점자 강사로 활동하며 익힌 교수법으로 학생별 맞춤 교육을 펼치고 있다. 채 원장이 중·고생을 대상으로 국어와 영어를, 두 명의 강사가 점자와 수학을 전담해서 가르친다. 특히 점자는 인천맹학교에서 40년간 점자 교육을 해온 하성숙 교사에게서 연수를 받았다.
  이들은 우연한 계기로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을 통해 맹학교 교육의 문제점과 해결책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됐다. 그러다 물질적, 행정적 고민 없이 학생들에게 온전히 집중하려는 마음으로 보습학원을 세우기로 의기투합했다. 특히 채 원장은 자신의 학창시절의 소중한 자산을 나누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일반 보습학원에서 공부를 했어요. 정안인 학생과 공부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일찍 깨닫게 됐던 셈이죠. 그 경험이 제가 살아가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고 느껴요. 그것을 시각장애 학생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일반 보습학원을 계획했지만, 교육청의 인가에서 면적 기준이 모자라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학원으로 개원하게 됐습니다.”
  동행학원은 서울특별시 중부교육지원청교육장의 특수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학원으로 인가를 받았다. 정원은 74명이다.
  동행학원은 얼핏 봐서는 일반 보습학원과는 모습이 다르다. 일반적인 학원은 책상이 빽빽하게 놓여 있고 비좁은데, 이곳은 드넓은 교실에 7개의 책상이 전부다. 책상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한 반 정원이 5명인 까닭이다. 그리고 굳이 정원을 채워 수업하려는 생각도 없다. 원생마다 필요로 하는 교육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기자가 동행학원을 찾은 날에는 시각중복장애 학생의 점자 교육이 있었다. 이 학생은 한 시간의 교육이 오롯이 점자만 배우는 데 쓰이지 않았다. 점자를 만져서 변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숫자 세기, 이름 붙이기, 정리하기 등의 인지능력 향상 교육도 함께 이뤄졌다. ‘ㅏ’와 ‘ㅗ’의 점형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학습이 이어졌다. 점형이 가장 이질적인 ‘ㅏ’, ‘ㅗ’, ‘ㅜ’를 구별할 수 있어야 다른 점형의 차이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의 점자 수업도 있었다. 이 학생은 학원에서 점자교육을 받은 후에 읽기 능력이 월등히 늘어났다고 한다. 정확하게 점자 읽는 법을 익히고 나서야 쓰기를 배워야 한다는 게 채 원장의 지론이다. 채 원장은 요즘 맹학교에서 이뤄지는 점자교육의 환경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주일에 한 번 이뤄지는 점자교육은 점자를 읽고 쓰는 데 큰 도움이 안 된다고 봐요. 게다가 시각중복장애 학생의 경우에는 시간이 많이 들고 진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점자교육을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경우도 있더라고요. 학교의 교육 환경이 이들의 점자교육에 시간을 들이지 않는 거죠. 학원에서는 인내를 가지고 시간 투자를 합니다. 점자를 익히기까지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포기하지는 않죠.”
  채 원장은 현재 맹학교에서 시각중복장애 학생 중심으로 교육이 이뤄져, 시각장애 학생들의 학습 욕구를 채우기 힘든 점도 지적했다. 결국 맹학교가 시각장애 학생의 학습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채 원장은 이들에게 학습의 방향성과 목표를 설정해주고, 나아가 그동안 공부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미리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5명의 고등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반이 있는데요. 같은 목표를 향해서 서로 소통하고 단합하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북돋아 주고 있어요. 저는 함께 공부하는 학생끼리의 유대와 소통이 살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될 거라고 믿어요. 이 학생들에게 제가 인생에서 살면서 배운 것들, 삶의 맥락까지 녹여서 가르치고 싶어요.”
  이런 교육 철학 덕분인지 지난 3월 9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25명의 원생이 공부하고 있다.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덕분이다. 그만큼 채 원장이 지적한 교육 환경의 문제점을 학부모들도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맹학교와 복지관에서 이뤄지는 교육에 대한 부족함을 채우고 싶다는 욕구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것이 채 원장이 학원을 세운 궁극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일반학교와 마찬가지로 맹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보다 더 많이 가르치고 싶다는 학부모의 욕구가 큽니다. 복지관의 프로그램은 학습보다는 이벤트나 놀이에 치우친 경향이 있지요. 이런 학부모와 학생의 욕구, 저의 교육 철학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동행학원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러나 사설학원이기에 교습비 등 학부모에게 부담이 조금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보충 학습이 꼭 필요한 학생이더라도 교육비 때문에 학원을 다닐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사설학원의 한계를 외부의 후원이나 지원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동행학원은 오는 11월 3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시각장애학생 교육설명회’도 연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 학생의 학부모들에게 현실적인 교육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동행학원이 시각장애 학생의 학습과 교육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7. 11. 1. 제9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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