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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경기도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행복을 파는 가게’ 유석영 원장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8-11 오후 6: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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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경기도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행복을 파는 가게’ 유석영 원장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8-11 오후 6:23:08 (조회 : 2769)
<인터뷰> 경기도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행복을 파는 가게’ 유석영 원장
 
  경기도 수원의 누림센터 지하, 경기도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행복을 파는 가게’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판매 현황판이 눈에 들어왔다. 현황판에는 월별로 판매된 장애인생산품의 매출 추이가 일목요연하게 기록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주로 경기도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만든 사무용품, 가구, 소모품 식료품 등의 판매에 관한 제반 업무를 맡고 있다. 유석영(남, 55세, 시각장애 1급) 원장은 “쉽게 말해 장애인생산품의 이마트, 롯데마트와 같은 유통업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장애인생산품의 판매, 배송은 물론이고 홍보와 영업도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와 다른 점은 상품들이 전시돼 있지 않다는 것뿐이다. 취재를 위해 찾아갔을 때, 유 원장은 쉴 새 없이 걸려오는 전화와 손님을 상대하느라 매우 분주했다.
  * “지금까지 맡았던 일 중에서 가장 힘든 일이 아닐까 싶어요”
  유석영 원장은 지금까지 소위 말하는 시각장애계보다 더 넓은 영역에서 사회활동을 했다. 방송국 진행을 맡기도 했고,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몇 곳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 원장, 파주장애인복지관 관장으로도 일했다. 넓은 범위에서 활동하던 그는 현재 맡은 일이 지금까지 일 중에서 가장 고되다고 털어놨다.
  “언제나 실시간으로 매출을 발생시켜야 하고 구매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이 연구돼야 해요. 일반 유통업체에서 하는 일들을 한다고 보면 되죠. 온라인에서는 몇 천 단위, 오프라인에서는 억 단위의 매출이 발생하니까 지금까지 했던 일들보다 더 시간을 쪼개서 많은 업무를 해야 합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기타 공공기관은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 구매 촉진을 위하여 총 구매액의 1%를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구매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러한 제도를 마련한 것은 중증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한 곳씩 마련된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은 전국에 17개가 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은 경기도의 100여 개의 장애인직업재활시설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경기도 31개 시·군의 공공기관 등에 직접 판매하고 남은 수익금을 다시 되돌려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상대적으로 홍보나 영업에 취약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대신해서 홍보마케팅도 해야 하고, 품질 향상, 소비자 관리도 해야 한다. 유 원장은 시설의 매출은 조금씩 늘고 있는 추세지만, 제도적 지원이나 환경적 요소를 극복하지 못하면 큰 성장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이 너무 적어요. 그에 비해 상담, 판촉, 조달, 품질관리, 각종 행사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죠. 정부에서는 4명의 직원으로 운영하라고 하지만, 방대한 일들을 해내기엔 무리가 따릅니다. 그래도 경기도는 사정이 나은 편이에요. 5억 3천만 원 정도를 더 지원해주고 있어 현재 22명의 직원과 함께 일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 지원만은 아니에요. 우선구매제도에 해당하는 품목들이 너무 많아요. 친환경제품, 중소기업제품, 사회적기업제품, 여성기업제품, 보훈단체제품 등등 장애인생산품은 이런 제품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태입니다.”
  유 원장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품질 향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기업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의 생산은 과정부터 어렵습니다. 장애인이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장애인생산품이라도 조건 없이 사주던 시대는 지났어요. 무엇보다 품질이 우수해야 해요. 가격 경쟁력도 확보해야 하고요. 체계적인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정부 차원에서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아쉬운 일이죠.”
  * “어떤 방식으로든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좋은 일이죠”
  지난 5월 유 원장은 본의 아니게 크게 주목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낡은 구두가 청각장애 장인들로 구성된 사회적기업 ‘구두를 만드는 풍경’의 브랜드 ‘아지오’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구두를 만드는 풍경은 유 원장이 2013년까지 운영하다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구두회사다. 언론에서는 연일 이와 관련한 기사가 쏟아졌다.
  “갑자기 주목을 받게 돼 어리둥절했어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두 달간 언론들의 전화에 대응하느라 많이 고생했죠.”
  유 원장이 파주장애인복지관장으로 일할 때, 청각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용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이용자 부족으로 프로그램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원인을 살펴보니 청각장애인들이 사회적으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들에게는 취미나 여가 환경을 만들어주기보다는 직업재활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구두를 만들어보자는 결심을 했다. 1990년대에는 큰 제화업체에서 일하던 청각장애 구두 장인이 많았는데, 구두공장이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실직한 장인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유 원장은 농아인협회 파주지회의 도움으로 이들 중 여섯 명의 구두 장인과 2010년부터 구두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단순히 품질만 좋으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경영이나 경제 이런 분야를 잘 알았다면 절대 시작하지 않았을 거예요(웃음).”
  매장이 없었기에 큰 행사를 찾아다니며 구두를 팔았다. 2012년 국회에서도 구두를 팔았는데 당시 국회의원이던 문 대통령도 이때 구두를 구매한 것이다. 보도 직후 청와대에서 구두를 더 사고 싶다고 연락을 하기도 했지만, 구두회사는 이미 폐업한 상태였다. 이러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그래도 이런 기회로 장애인 고용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함께했던 청각장애 장인들과 기업체에서 의기투합해 다시 구두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에요. 시행착오가 있었던 만큼 그때와는 다른 전혀 다른 방식을 도입하려고 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말할 수가 없네요(웃음).”
  * “형평의 원칙이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가 바라는 세상은 형평의 원칙이 적용되는 사회다. 유 원장은 평등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기 힘들다고 말한다. 더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이 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가령 담벼락에 어른 한 명, 어른보다 작은 청소년, 청소년보다 작은 어린이가 서 있다고 가정해보세요. 이들이 담 너머를 볼 수 있도록 상자를 제공합니다. 그런데 키가 큰 어른은 상자가 없어도 담 너머를 볼 수 있어요. 그리고 청소년은 상자가 하나만 있어도 담 너머를 볼 수 있다고 할 때, 어린이에게는 상자 두 개를 주면 되죠. 이들에게 상자 하나씩을 주는 것은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방법이 아닌 거죠. 모두가 행복한 세상은 형평의 원칙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가 지금까지 해왔던 장애인복지관, 장애인생산품시설,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은 형평성이 있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는 이런 사회로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 공개 정책 제안도 한 상태다. 이른바 ‘커플비즈니스’다.
  “국가가 나서서 유망한 사회적기업과 대기업을 커플처럼 맺어준다는 취지예요. 대기업은 사회적기업이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지원해주는 거죠. 이렇게 지원하는 대기업에는 세제, 국책사업 가산점, 연계고용 인정 등의 혜택을 주자는 겁니다. 국가가 나서서 사회적기업과 대기업의 중매를 서는 거죠(웃음).”
  유 원장은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이 아무도 걷지 않았던 길을 묵묵히 걷고 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꿈을 지니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어릴 때 아나운서가 되는 게 꿈이었어요. 실명 이후에도 꿈을 버리지 않았죠.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방송에 출연할 기회가 생겼고, 이후 진행까지 맡게 됐어요. 꿈을 지니면 언젠가는 이뤄지더라고요. 그래서 제 판단에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면 과감하게 뛰어들었어요. 앞으로도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시각장애인계, 비시각장애인계 구분 없이 그것이 험난한 길이라고 해도 주저하지 않고 부딪혀볼 생각입니다.”
(2017. 8. 15. 제9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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