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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풍선아티스트 고홍석 작가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5-15 오전 1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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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풍선아티스트 고홍석 작가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5-15 오전 10:05:40 (조회 : 2454)
<인터뷰> 풍선아티스트 고홍석 작가
 
  풍선은 종이, 고무, 비닐 등으로 만든 주머니 속에 공기나 헬륨가스를 넣어 부풀게 해서 가지고 노는 완구를 말한다. 알록달록한 색상에 말랑말랑한 촉감, 날아갈 듯 가벼운 무게는 남녀노소 모두에게 들뜸과 설렘을 안긴다. 그래서인지 축하를 위한 행사, 테마파크 등 즐거움이 있는 곳에는 풍선이 빠지지 않는다. 이러한 풍선의 물성은 가벼움, 순간적인 즐거움 등의 단편적인 이미지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예술세계를 표현하는 데 더없이 좋은 재료다. 풍선아티스트 고홍석(남, 45세, 시각장애 1급) 작가의 작품들은 흔히 생각하는 풍선의 물성을 뛰어넘은 예술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풍선으로 폭넓은 예술세계를 펼치고 있는 고 작가에게 풍선아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풍선아트는 공기를 조각하는 일이에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죠”
  풍선아트는 풍선을 이용해 형태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고 작가의 손을 거친 풍선은 새로운 개체로 탄생한다. 만화캐릭터, 동물, 곤충처럼 친근한 주제에서 추상적인 개념, 의식의 세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고 작가는 풍선아트를 ‘공기 조각’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공기는 보이는 사람이나 안 보이는 사람이나 같은 조건이에요. 저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공기를 주머니에 담아 형태를 만들어내고 있는 거죠. 그래서 풍선아트를 ‘공기 조각’이라고 명명하고 싶어요. 공기라는 ‘무’에서 하나의 형태가 탄생하는 과정이 무척 매력적이에요. 허공에서 꽃이 피어나는 느낌이죠.”
  풍선으로 빚어진 그의 작품을 보면 그 규모와 색감에 감탄하게 된다. 시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내는 작품이라 경이로움까지 더해진다. 그는 현재 빛이 있는 상태에서 아주 가까이에 있는 사물의 윤곽을 판단할 수 있다. 색상은 명도 차이가 극명해야 구분 가능하다.
  “중도 실명이기에 색감에 대한 개념은 있어요. 머릿속에 색감을 구성하고 필요한 재료를 그려내는 거죠. 재료는 늘 일정한 자리에 두고 작업을 하고, 불가능할 때는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합니다. 그 이후에는 손으로 하는 작업이니까 윤곽을 그리며 형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지금은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시력에 한계를 느껴 교육 활동에만 전념하겠다고 결심했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풍선아트 수강생이었던 아내 노유미 씨를 만나면서 그 생각을 떨치게 됐다. 노 씨는 고 작가의 훌륭한 작업 파트너가 돼주었다. 고 작가는 아내 덕분에 작품 영역이 넓어졌고, 사실과 동떨어진 표현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있는 사물이나 대상을 표현할 때는 제 머릿속 이미지만으로는 표현에 어려움이 따라요. 그럴 때 아내가 굵은 선 형태로 이미지를 출력해줍니다. 그리고 형태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해주고요. 실제 작업에서도 표현이 정확한지 선의 구조가 맞는지 일일이 조언을 해주는 역할을 하죠. 제 작품의 혹독한 비평가예요(웃음).”
  * “취미로 시작한 풍선이 이제는 삶의 에너지가 됐죠”
  고교 2학년 때 발병한 베체트병으로 그의 20대 초반은 무척 무기력했다. 베체트병은 시력을 서서히 잃게 되는 질환이었고, 자연스럽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 지난한 시간을 보내다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를 공부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때 백화점 문화센터 풍선아트 교육생 모집 광고를 보게 됐다. 그는 처음에는 무척이나 더딘 수강생이었다. 강사의 손짓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풍선에 대한 그의 호기심은 점점 크게 부풀어 올랐고, 풍선 전문교육기관을 찾아가기에 이른다.
  “풍선으로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보다 풍선을 더 경험하고 싶고,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풍선에 깊게 파고들게 됐어요.”
  어느덧 18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그는 풍선 전문가가 되었다. ‘고홍석의 아하 풍선파티’, ‘고홍석의 매직 벌룬 노하우’, ‘하트 만들기’ 책 등을 펴내기도 했다. 풍선작품으로 다수의 국내외 전시회도 참가했다. 그러다 지난 2015년 잠실창작스튜디오에 입주 작가로 선정되면서 새로운 작품 세계를 구현하게 된다.
  “그곳에서 미술 전공자들, 현대미술 큐레이터, 미술 평론가들과 교류하면서 예술적인 영감을 많이 얻게 됐어요. 전의 작업은 이벤트 요소가 강했다면 현재는 개념과 추상을 더한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하반기에는 국내와 미국 전시가 계획되어 있다. 전시에 대한 구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풍선아트 교육도 준비 중이다. 풍선아트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활성화됐던 풍선아트 분야가 우리나라 경제 사정과 맞물려 침체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풍선아트도 다시 활성화되는 시기가 반드시 올 거라고 봐요. 이전에는 풍선 자체에 대한 수요가 대부분이었다면 앞으로는 작품이나 조형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거예요. 외국에는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중앙홀을 만들어 큰 조형물을 설치하는데, 풍선작품도 자주 전시돼요.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을 따라가는 추세랍니다.”
  고 작가는 풍선의 가치가 인정받는 사회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라고 있다. 자신의 작품 활동으로 이런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테마파크나 행사에서 풍선을 보면 터트리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높은 곳에 전시된 풍선을 막대로 끌어내리기도 하고요. 어른들도 아이들이 풍선을 훼손하는 것을 방관하는 것을 넘어 조장하기도 하죠. 풍선으로 된 작품이 공공의 것이라는 인식이 부족해서 빚어지는 일이에요. 하지만 전시회에서는 작품 훼손은 거의 일어나지 않아요. 어디에 전시가 돼도 풍선이 작품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 작품으로 그 가치를 끌어올리고 싶습니다.”
  그는 훗날 풍선으로만 이뤄진 테마파크나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렇듯 취미로 시작한 풍선아트는 그의 삶의 중요한 요소이자 에너지가 되었다.
  “풍선은 제 삶의 에너지입니다. 제 조건부터 생각했다면 풍선을 만날 수 없었을 거예요. (시각장애라는) 조건에 맞추지 말고 조건을 나에게 유리하도록 만들면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해요. 주위 분들은 제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믿지 않기도 해요. 저 스스로가 시각장애를 의식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웃음).”
(2017. 5. 15. 제9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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