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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들의 제19대 대통령선거는 어땠나?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01 오전 9:3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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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들의 제19대 대통령선거는 어땠나?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01 오전 9:37:29 (조회 : 2775)
시각장애인들의 제19대 대통령선거는 어땠나?
 
  시각장애인 A 씨는 5월 9일 가족과 투표소에 갔다. 가족과 투표를 하려고 하자 투표소 관계자는 투표안내 도우미 2명과 함께 기표해야 한다고 했다. A 씨는 지난 선거에서도 가족과 함께 기표했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본 투표소 관계자는 그제야 투표를 해도 된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기표를 마치고 나왔더니 가족에게 인적사항을 기재하라고 요구했다. A 씨와 가족은 지금까지 투표하면서 인적사항을 작성한 적이 없다고 완강히 거부했고, 투표소 관계자는 다시 자료를 찾아보더니 그냥 가도록 했다.
  A 씨는 “투표소에는 투표가 있을 때마다 일시적으로 일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원칙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최소한 투표에 불편이 없을 정도로는 매뉴얼을 숙지했어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록 작성은 해당 투표소 선거감독관이 특이 사항을 적도록 하는 것”이라며 “시각장애인이 가족과 함께 투표를 한 위의 경우는 투표록 작성을 하는 것이 맞지만, 세세한 인적정보를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함께 투표를 한 A 씨는 조금 나은 경우다. 거소투표를 신청한 시각장애인 B 씨는 투표가 가능할지 막막했다. 투표용지에는 어느 칸에 어느 후보자가 있는지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투표소에서 제공하는 투표보조용구도 제공되지 않았다. 게다가 거소투표 안내문에는 점자나 음성변환코드 등의 대체수단이 없었다. 인쇄된 QR코드에는 선거에 관한 전체적인 내용만이 소개됐다. 함께 보내온 선거공보물의 음성변환코드를 인식하니 편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불필요한 코드 번호나 페이지 번호까지 읽어주었다. 그런데 B 씨를 가장 당황하게 했던 것은 ‘투표 시 유의사항’에 ‘본인 이외의 다른 사람이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경우 처벌받을 수 있으니 반드시 본인이 투표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각장애인 통신망 넓은마을에는 ‘투표보조용구’에 대한 불편과 우려를 나타내는 글도 상당수 게재됐다. 투표보조용구 칸이 좁아 투표보조용구에 도장이 찍혀 비밀투표가 보장이 안 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 밖에도 선거인명부 등재번호가 점자로 제공이 안 되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등재번호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등재번호가 없더라도 해당 투표소에 가면 투표하는 데 문제는 없지만, 투표소 위치도 묵자로만 제공되고 있다. 투표소에 갈 때 가족이나 안내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은 투표소를 찾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울산에 사는 시각장애인 C 씨는 “늘 투표소가 같아서 투표소 위치를 몰라서 못가는 일은 없다”며 특별히 불편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서울은 같은 동에 10개 이상의 투표소가 설치돼 있기도 해 혼란이 따를 수도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위치와 등재번호는 해당 주민센터에서 관할하는 것인데, 7만 명에 달하는 시각장애인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일일이 점자로 제공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원활한 장애인 투표 편의를 위해 여러 가지 제도가 개선되었지만,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도 위와 같은 일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유권자에게 꼭 필요한 정보가 누락되는 것, 비밀투표와 직접투표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한 투표소 간 관계자들의 대응이 상이하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이뤄지는 투표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에서는 시각장애인 유권자용으로 촉각판을 부착한 투표용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사용법이 어려워 투표에 어려움을 겪는 유권자가 상당수다. 투표소 직원이 해당용품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사용법을 숙지하지 못한 경우를 포함해 불편하다는 답변이 75%에 달한다. 촉각판 사용은 비밀투표가 보장되지 않아 영국 법제처는 시각장애인 유권자의 비밀투표, 직접투표 보장을 위한 선거용품 제공과 관련된 단일규정을 마련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거소투표에서도 일부 장애 유형의 유권자들의 기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이가 아닌 형태의 투표지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공직선거법’ 제47조에 점자투표를 보장하고 있어 모든 투표소에 점자판과 점필이 비치된다. 유권자는 교부받은 투표용지에 점자로 후보자명 혹은 정당명 기입 후 투표하게 된다. 점자투표는 좁은 의미로는 비밀투표가 가능하지만, 시각장애인 유권자의 특이성이나 방향성 지표가 드러나므로 넓은 의미에서는 비밀투표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점자 표기가 불가능한 시각장애인의 대리투표에 관한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다. 다만 시각장애인이 제삼자의 도움을 받아서 투표를 할 수 있다.
  이처럼 시각장애인의 참정권은 나라마다 각기 다른 기준으로 보장되고 있고, 저마다 조금씩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찾기 힘든 투표소 차량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다른 나라의 사례를 따르기보다는 우리나라의 실정과 시각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투표 편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현재의 불편 사항을 해소하기 위해서 공직선거법 개정이 선행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 D 씨는 “투표에 불편을 느낀다면 공론화해서 선관위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 민원을 접수해 우리 스스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시각장애인 모두가 권리를 찾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임경억 정책실장은 “우리나라의 투표 편의 제도도 몇 가지를 보완한다면 투표를 하는 데 큰 불편은 없다고 판단한다”며 “투표소 안내는 점자 또는 문자메시지로 알려줄 수 있는 방안을 건의해보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시각장애인 E 씨는 “사소한 불편이 있더라도 무엇보다 투표에 참여하는 게 시각장애인의 잠재된 힘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며 참정권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에 이뤄질 선거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7. 6. 1. 제9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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