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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안내인 없는 시각장애인은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15 오전 9:31:55

조회수 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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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안내인 없는 시각장애인은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15 오전 9:31:55 (조회 : 2092)
안내인 없는 시각장애인은 행사에 참여할 수 없다?
 
  시각장애인 A 씨는 국가기관 주최로 열리는 야외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행사 모집 공고를 올린 시각장애인 기관에 연락을 했다. 행사 당일 장애인활동보조인(이하 활동보조인)과 함께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던 A 씨는 혼자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 전화를 받은 기관 관계자는 ‘혼자서 활동할 수 없다면 참여 신청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을 했다. 당황한 A 씨는 행사 참여를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다시 문의를 해봤다. 이번에는 해당 기관까지 혼자서 올 수 있다면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담당자가 아닌 직원이 받아서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A 씨는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됐지만, 안내인이 없으면 시각장애인이 시각장애인 행사에서 배제될 수도 있다는 사실에 씁쓸해했다.
  다른 시각장애인 기관도 비슷하다. 시각장애인 기관에서 주최하는 문화·체육 행사에서 안내인이 없는 신청자는 후순위로 밀리거나 배제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몇 해 전 한 복지관에서 안내인이 없는 시각장애인은 참여할 수 없다는 공지를 내 물의를 빚기도 했다. B 시각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우리 복지관에서) 안내인이 없다고 신청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신청자가 많을 때는 안내인이 없는 신청자를 후순위로 두게 된다”며 “일일이 봉사자를 배치해야 하는 수고를 덜고 인솔자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물론 일부의 시각장애인 기관에 한정된 일이지만, 여러 사례를 통해 안내인이 있는 시각장애인의 참여나 이용을 선호한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각장애인 C 씨는 “이미 많은 곳에서 안내인을 필수로 여긴 지는 꽤 오래됐다”며 “외부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행사는 특히 그렇다”고 털어놨다.
  행사에서만 적용되는 현상은 아니다. 일상적인 활동에서도 시각장애인은 안내인과 함께 다녀야 한다는 분위기가 암암리에 조성됐다는 의견도 있다. 시각장애인 D 씨는 “복지관에서 안내인 없이 다니는 것에 불편한 기색을 냈다”며 “(시각장애인)복지관은 (시각장애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공간이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장애인의 이동을 돕기 위해 마련된 특별교통수단에서조차 안내인이 없는 시각장애인을 꺼려 문제가 되기도 했다. 수도권 지역의 장애인 콜택시에서 안내인이 없는 시각장애인의 탑승을 끝내 거부하는 사건도 있었다.
  시각장애인은 안내인과 함께 다녀야 한다는 인식은 ‘장애인활동지원제도(이하 활동지원제도)’가 생긴 후부터라는 데 의견이 모인다. 2007년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시작으로 2010년 지금의 명칭으로 시행되고 장애인들의 이동과 생활의 편리함이 제고됐다. 그러나 앞선 사례처럼 안내인이 없는 시각장애인이 행사나 각종 제도에서 밀려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활동지원서비스의 경계가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적용돼 오히려 시각장애인 자립에 방해가 된다는 시각도 있다. 일부 시각장애인들이 활동보조인을 가사도우미처럼 활용하는 건 지나친 서비스 남용이라는 것이다. 시각장애인 E 씨는 “활동보조인은 식모도 아니고 요리사도 아닌 그야말로 우리를 돕는 분들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활동보조인을 ‘보조’ 인력으로 보지 않고 ‘대리’ 인력으로 대하는 지금의 제도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각장애인 F 씨는 “활동보조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현재의 분위기를 만들어 시각장애인 기관의 인식에 영향을 준 것일 수도 있다”며 “보통 활동보조인과 함께 참여하니 굳이 힘들게 자원봉사자나 타 부서의 인력 지원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굳어진 것 같다”는 자성론을 펼치기도 했다.
  미국의 시각장애인들은 전맹일 경우 한시적으로 활동지원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직장 출근이나 가사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시각장애인은 활동보조인에게 얼마간의 훈련을 받는 개념으로 고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시각장애인은 안내인과 함께 다니는 일이 드물다. 시각장애인이 충분한 재활훈련을 마친 후에는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장애인개발원 서원선 연구원은 현재의 활동보조인제도 개선에 앞서 시각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독립보행을 위해 스크린도어나 점자유도블록이 마련된 것처럼 시각장애인이 혼자서도 다룰 수 있는 주방기기나 생활용품 등이 개발되어야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논할 수 있다”며 “시각장애인 기관이 안내인과 함께 참여하기를 독려해 시각장애인의 자립을 막기보다는 스스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자립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며 인식의 변화를 요구했다.
(2017. 6. 15. 제9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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