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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세계십자가선교회 안일권 목사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15 오전 9: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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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인터뷰> 세계십자가선교회 안일권 목사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15 오전 9:34:24 (조회 : 4543)
<인터뷰> 세계십자가선교회 안일권 목사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마태복음 25장 40절)’
  세계십자가선교회는 이런 성경 구절을 모토로 사회에서 ‘지극히 작은 자’로 인식되는 마약·알코올·도박·게임 중독자, 해외 추방자, 출소자의 치유 활동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 여주의 치유센터를 중심으로 서울의 십자가 쉼터에서 이들의 사회 활동도 돕고 있다. 29년간 세계십자가선교회를 이끌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안일권(남, 71세, 시각장애 1급) 목사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 육신의 눈은 잃었지만, 영적인 눈을 얻게 됐어요
  1984년의 어느 날 경영하던 회사의 부도로 교도소에 수감된 안 목사는 절망의 밑바닥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는 ROTC, 대기업 직원, 사업체 운영까지 사회적으로 소위 ‘잘나가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그가 베체트인지 포도막염인지 병명도 확정할 수 없는 질환으로 시력을 잃었고, 설상가상으로 지금까지 쌓아온 재산도 잃고 교도소에 갇힌 재소자 신세로 전락하게 됐으니 그 절망은 말로 표현할 길이 없었다. 그렇게 절망의 한가운데에 있을 때 그의 인생을 바꿀 경험을 하게 된다.
  “그때 예수님이 교도소로 찾아오셨지요. 육신의 눈은 빛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함께 있는 시각장애인들과 장애인들의 눈물과 아픔을 볼 수 있게 됐어요. 8개월간 교도소에서 지내면서 많은 영적 체험을 하게 돼요. 그동안 나만, 내 가족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살았지만 가치관이 한순간에 바뀌게 되었죠.”
  안 목사는 출소하자마자 신학대학에 진학했다. 졸업 후에는 교도소와 구치소 등으로 선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어느 기도원에서 교도소에서 갓 출소한 조직폭력배 일원이자 마약 중독자 청년을 만나게 됐다. 청년의 가족은 안 목사에게 청년의 치유를 맡아줄 것을 간청했다. 안 목사는 청년을 여러 시설에 보냈지만, 금세 쫓겨나기 일쑤였다. 어쩔 수 없었던 안 목사는 청년을 집으로 맞았다. 네 가족이 쓰던 단칸방을 칸막이로 막고 청년에게 한쪽을 내주었다. 이것이 세계십자가선교회의 시작이다.
  “그 청년이 같은 어려움에 처한 다른 친구를 데려오게 돼요. 그 친구도 우리 집에서 함께 생활하게 됐죠. 그러면서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고, 신학 공부도 하면서 이혼했던 아내와 재결합을 했어요. 그때 다시 만난 아빠를 부르던 아이의 음성을 잊지 못해요. 중독자 치유는 개인을 살릴 뿐만 아니라 가정을 살리고 나아가 국가에 유익을 주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여러 곳에서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힘든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떤 것에든 중독되면 그것을 끊는 건 쉽지 않다. 알코올 중독자는 술을, 마약 중독자는 마약을 손에 넣지 못하면 극도로 불안해한다. 자신조차도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일부 중독자는 안 목사의 집에 있는 라디오, 자전거 등을 훔쳐서 술과 마약을 구하기도 했다.
  “한 번은 딸이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을 들고 나가버린 사람도 있었죠. 저야 사명감과 신앙의 힘으로 하는 일이었지만, 가족들은 저 때문에 많은 희생을 해야 했어요.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고맙죠. 그런 일을 겪으면 저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지만, 믿음과 신앙의 힘이 저를 계속 이끌었습니다.”
  * 다시 태어나도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십자가선교회를 거쳐 간 사람만 해도 3~4천 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3개월간의 훈련을 수료한 사람은 1,100명 정도다. 훈련 이후에 갈 곳이 없는 사람들은 서울 쉼터에서 지내며 일자리를 찾기도 한다. 일부 훈련 수료생은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서른 명의 목사와 다섯 명의 선교사가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예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감정을 치유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금까지 자신이 살면서 분노했던 일, 부끄러웠던 일, 억울했던 일, 알코올에 중독됐을 때의 심정이나 잘못된 행동들을 가감 없이 글로 표현한다. 유언장도 작성하고, 관에 들어가 죽음을 간접 체험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마음속의 분노나 미움, 원망의 감정을 날리게 된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에 병이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술이나 마약에 의존하다가 중독이 되는 거예요. 감정의 치유 없이는 중독에서 벗어나기는 힘들어요. 미국의 약물 중독자 센터는 70명을 치료하는 데 75명의 직원이 있어요. 1년 예산이 50억 원이죠. 그런데 회복률은 고작 3%에 그칩니다. 좋은 시설과 의료 지원도 중독에서 벗어나는 근본적인 해결이 될 수 없다는 겁니다. 돈이나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신앙의 힘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거죠.”
  세계십자가선교회는 정부 지원금을 받지 않고, 훈련 수료생들의 자발적인 봉사와 헌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안 목사는 아픔을 아는 사람만이 아픔을 가진 사람에 공감할 수 있고, 적극적으로 치유에 나설 수 있다고 믿는다.
  “어릴 때 미국으로 입양됐다 마약 중독으로 추방된 17세 소년이 자살한 사건이 있었어요. 그 소년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죠. 선교회에서 치료를 하던 중 한 입양 기관에서 도움을 준다고 하여 보냈지요. 그런데 소년은 입양 기관에서 마련해준 방에서 죽었어요. 그 방에는 음료수 한 병, 물 한 병, 부탄가스 한 통뿐이었어요. 가구도 없고 아무것도 없었죠. 기관에서는 이 소년의 근본적인 질환이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방을 하나 내주었던 거죠. 방이 그 소년에게 중요한 게 아니었던 걸 몰랐던 겁니다.”
  안 목사는 그 소년이 정신질환을 치료를 받았더라면 이처럼 비극적인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거라고 힘줘 말했다. ‘가장 낮은 자’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사랑만이 그 소년을 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안 목사는 앞으로도 중독자, 추방자, 출소자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중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누구에게나 아픔이 있어요. 저도 그런 어려움을 체험했기에 그분들의 마음에 공감하고 눈물 흘릴 수 있게 됐습니다. 하나님이 허락하는 한 그분들과 함께하는 삶을 계속해나갈 생각입니다. 다시 시각장애인으로 태어나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아요. 저는 재산이 많은 부자는 아니지만 영적 부자랍니다(웃음).”
(2017. 6. 15. 제9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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