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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장애인을 차별하는 장애연금?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30 오후 2:28:31

조회수 2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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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장애인을 차별하는 장애연금?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6-30 오후 2:28:31 (조회 : 2964)
장애인을 차별하는 장애연금?
 
  노부모를 모시면서 두 자녀를 두고 있는 평범한 비장애인 직장인이 어느 날 갑작스러운 사고로 시각장애인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중도시각장애인이 된 그 사람은 그야말로 캄캄한 절망 속에서 몸부림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늙은 부모님과 두 자녀의 생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국민연금에 가입되어 꾸준히 연금을 납입했던 직장인이라면 장애연금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애연금은 국민연금의 일부로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만 61세 이전에 질병이나 사고로 장애인이 된 경우 미래에 받을 연금을 미리 받을 수 있게 한 사회보험 제도이다. 장애인 개인의 재산이나 소득 정도와는 무관하며 고액의 보험료를 낸 사람은 고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장애연금이 도리어 장애인들을 울리고 있다.
  시각장애인 J 씨는 망막색소변성증(이하 RP)으로 실명했다. 군 입대 시에 RP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단지 야맹증 정도로만 생각했다. 군을 만기 제대하고 그 이후로도 RP가 시각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을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는 그저 평범한 비장애인이었을 뿐이다. 그러다 50대 후반에 점차 시력이 약화되면서 시각장애인이 됐다. 활동보조인을 신청하려던 중에 우연히 자신이 장애연금의 대상자란 사실을 알게 된 J 씨는 국민연금공단(이하 공단)에 장애연금을 신청했다. 그런데 공단은 J 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J 씨는 서울복지재단 사회복지공익법센터에 소속 변호사의 도움을 얻어 공단을 대상으로 행정소송을 벌였다. 사실 J 씨는 경제적으로 상당히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굳이 소송을 벌일 절실한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이 싸움은 한 개인의 이해타산이 아니라 국민연금을 개혁하고 앞으로 있을 억울한 중도장애인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법적 투쟁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하고 말았다. 그 이유는 국민연금법 67조 1항 때문이었다. 그 조항에 따르면 해당 질병의 최초 진단일이 국민연금 가입 일자보다 앞서면 안 된다. J 씨는 군 입대 시에 이미 RP 진단을 받았기 때문에 장애연금 대상자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J 씨는 RP가 장애를 유발하는지도 몰랐고 50대 후반까지 비장애인으로 살아왔다. 그는 고등법원에 항소하면서 재판부에 이 점을 주지시키기 위하여 노력했다. 그는 수영, 승마, 패러글라이딩 등 시각장애와 무관했던 그의 일생을 증명하는 데에 성공했고 이번에 항소심에서 승소하게 되었다. 하지만 공단이 대법원에 상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자기들도 양심이 있으면 대법원까지 가지는 않겠죠”라고 기자에게 말했던 J 씨, 이틀이 지난 후 공단이 대법원에 상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국민이 장애를 입었다면 국가에서 도움을 줘야지 오히려 장애연금 부정수급자 취급을 해선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J 씨를 돕고 있는 변호사는 “비장애인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는데, 오히려 장애인이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없다는 건 불합리합니다. 특히 선천성 진행성 질병에 의한 장애의 경우 이 문제는 심각합니다.”라며 장애연금제도의 허점을 지적하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장애연금이 오히려 장애인 가입자에게 불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그는 “선천성 진행성 장애의 경우 국민연금법에서 예외조항을 두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장애연금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장애연금 신청에도 시효가 있다”며, 자신이 장애연금 대상자라 생각된다면 꼭 5년 안에 신청하라고 당부하였다.
  특정기업과 유착하여 국민들에게 수천억의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장애연금을 주지 않기 위해 대법원에까지 소송을 끌고 가는 현실을 보면서 J 씨는 “국민이 장애를 입으면 무엇을 도와줘야 하나를 고민하지 않고 정당한 권리마저 빼앗으려는 나라가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어느 대통령의 말씀처럼 먹는 것 입는 것 걱정하지 않고, 아니꼽고 더러운 꼴 안 보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밝혔다. J 씨의 변호사는 “처음부터 안 될 거야라고 생각지 말고,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라며 장애인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희망했다. J 씨의 싸움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리고 우리 장애인의 권리는 우리 장애인 당사자들의 노력을 기다리고 있다.
(2017. 7. 1. 제9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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