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사들에게 여전히 높은 은행의 문턱
우리나라의 총 가계부채가 1,200조 원을 넘어선 지 1년이 지나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만큼 대출 없이 오늘을 살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각장애인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안마시술소 안마사들의 경우 그 형편은 더욱 어렵다.
안마사들이 은행에서 신용 대출을 받으려 하거나 신용카드를 발급받고자 할 때 은행에서는 신청자의 신용정보를 조회한다. 만약 안마사가 근로자의 신분이라면 주민등록등초본, 신분증과 함께 재직증명서, 근로소득을 증빙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이라면 원천징수영수증으로 근로소득을 증빙할 수 있고, 1년 미만이라면 갑종근로소득원천징수영수증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다수의 안마사가 근로자의 신분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라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 개인사업자들은 자신의 소득이 미래에도 비교적 일정하리라는 증빙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용대출이 무척 어렵다. 이 점은 안마시술소 원장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에서 안마시술소를 운영하는 한 원장은 “대출이야 많이 받았지만, 모두 주택 담보 대출”이라고 말했다. 이 점은 신용카드 발급 시에도 해당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안마사 이 모 씨는 얼마 전 바우처 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신한복지카드를 신청했다. 그 과정에서 안마사가 개인사업자란 이유로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못했다.
“안마사는 월급제가 아니라서 통장에 3개월 이상 월급이 들어 온 내역을 뽑아줘야 하는데, 세무서에서는 소득증명원으로도 안 된다고 했어요. 결국, 신용카드로는 만들 수 없어서 체크카드로 신청했습니다.”
안마원이나 헬스키퍼로 일하는 안마사들의 경우 그 사정이 조금은 나은 편이다. 안마원의 경우 4대 보험이 적용되는 곳이 적지 않다. 헬스키퍼의 경우에도 안마시술소 안마사들만큼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헬스키퍼로 근무한 적이 있던 윤 모 씨는 “헬스키퍼로 일할 때 카드 발급할 일이 있었는데 해당 기업체에 다니는지 확인 전화 후에 어렵지 않게 신용카드를 발급받았다”고 전했다.
안마시술소 안마사들에게 은행의 문턱이 높은 이유가 비단 대출의 어려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은행이 안마시술소 안마사를 대하는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최근 넓은마을 자유게시판에는 은행 대출상담에 관련된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는 은행에서 받은 불편한 마음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은행을 방문하여 대출을 받으려고 문의를 하던 중에, 어디서 근무를 하고 있냐고 하기에 저는 안마시술소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참으로 안타깝고 참담한 질문을 하더라고요. ‘거기는 유흥업소가 아닌가요?’라고요.”
이어서 그는 안마사들이 안마사자격증을 취득하고 보건업으로 사업자를 내고 활동한다고 변호했지만, 현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개탄했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은 “보건업이라 해도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기로는 안마시술소는 유흥업으로 분류되는 것 같다”며, “업종에 따라 대출의 차이가 나기도 하고, 정부의 경제정책 변화에 따라 유흥업종의 대출이 억제된 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한마디로 안마시술소 안마사들을 차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할까?
다수의 안마시술소 안마사들의 전언에 의하면 안마사들은 안마업이 보건업이 아니라 유흥업으로 취급되는 것에 대하여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은행이다. 다른 영세한 개인사업자들의 처지와 비슷하기에 대출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대출 상담 과정에서 안마사들의 직업적 자긍심이 손상되어선 안 된다. 하루빨리 안마사들에 대한 인식개선이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어찌 보면 시각장애인들에게 은행의 문턱이 높은 이유는 왜곡된 인식으로 인한 심리적인 장벽 때문은 아닐까?
(2017. 1. 15. 제969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