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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은 볼링장에 갈 수 없나요?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2-01 오전 9:55:40

조회수 2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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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은 볼링장에 갈 수 없나요?
작성자 정보문화팀 작성일 2017-02-01 오전 9:55:40 (조회 : 2946)
시각장애인은 볼링장에 갈 수 없나요?
 
  지난 1월 8일 시각장애인 김 씨(남, 35세)는 친구들과 서울 송파구 소재 볼링장을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김 씨 일행이 볼링 게임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볼링장 직원이 달려와 “행동이 이상한 것 같다”며 “(볼링장에서) 나가라”고 한 것이다. 안전상의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일행은 저시력인 2명, 전맹인 1명, 정안인 1명으로 볼링 게임을 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일행은 볼링을 처음 접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제재가 더욱 당황스러웠다. 이에 김 씨 일행은 “저시력인들은 볼링 경험도 있고, 전맹인을 돕는 정안인도 있으니 문제없다”고 대응했다. 그러나 볼링장 측은 일행의 볼링장 이용을 완강히 거부하며 경찰을 부르기에 이르렀다.
  출동한 경찰은 김 씨 일행에게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해도 감수하겠다’는 각서를 쓰고 볼링장을 이용하라고 권유했다. 김 씨 일행은 거부했다. 볼링 게임을 하는 데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각서까지 쓰는 것은 이치에 맞지도 않고, 굴욕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저녁 9시경 불거진 이 사건은 새벽 1시가 돼도 해결되지 못했고, 김 씨 일행은 볼링 게임을 할 수 없었을 뿐 아니라 주말 밤을 지구대에서 보내게 됐다.
  일련의 과정에서 볼링장 관계자는 “처음부터 시각장애인인 것을 왜 밝히지 않았느냐?”며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거절했을 것”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술 취한 사람은 받지 않는다”며 시각장애인을 취객에 견주기도 하며 비하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씨 일행은 볼링장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이날 사건은 김 씨 일행이 볼링장을 경찰에 고소하고 장애인차별로 인권위에 진정하며 일단락됐다. 김 씨는 “세상에 각서 쓰고 볼링 치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 볼링장, 경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사건 직후 볼링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들은 ‘장애인 차별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를 규탄하기 위해 지난 1월 17일 장애인생활체육권리보장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 시각장애교사회 단체, 시각장애인 피해 당사자, 지체장애인 등 20여 명이 모여 해당 볼링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볼링장은 이날 대책위에 사과했고, 볼링장 게시판에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볼링장 이용을 거부했다’고 인정하고, ‘이번 사건으로 피해를 본 당사자에게 깊은 사죄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임직원 교육을 시행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시각장애인용 가이드레일을 설치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경찰 측도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인권침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각서 등을 쓰도록 중재했던 일을 사과했고, 앞으로 ‘장애인이 불편하고 속상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대책위는 해당 볼링장에 대한 고소와 진정을 취하하기로 했다. 피해자들이 처음부터 요구했던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방지 약속’, ‘시각장애인용 가이드레일 비치’ 등이 관철됐기 때문이다.
  * ‘장애인 차별’에 대해 ‘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차법)’ 제15조 1항에는 ‘재화·용역 등의 제공자는 장애인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아닌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등하지 않은 수준의 편익을 가져다주는 물건, 서비스, 이익, 편의 등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25조 1항에는 ‘체육활동을 주최·주관하는 기관이나 단체, 체육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체육시설의 소유·관리자는 체육활동의 참여를 원하는 장애인을 장애를 이유로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장차법 위반으로 제재와 처벌을 받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장애인 학대와 같이 지속·반복·고의적인 차별 사실이 확인되고, 피해자의 피해가 극심할 경우에만 처벌을 받는다. 이번 볼링장 사건과 같은 일시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처벌이나 제재 조항이 없다. 김재왕 변호사는 “(볼링장이) 시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서비스를 거부했다는 것은 명백한 장차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툼 사이에 오간 모욕적 언행들을 (현행법상) 장차법 위반이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없고, 경찰 측의 중재안도 장애 감수성에 적합하지 않을 뿐 장차법 위반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장애인 차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 변호사는 “장애인 차별 사례가 생겼을 때는 적극적으로 인권위에 진정하고, 소송을 내고, 사건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모른 척하고 지나가면 장애인 차별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해당 볼링장은 앞으로 시각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레일을 설치할 것이고, 시각장애인 손님에 대한 서비스를 거부하지도 않을 것이다.
  시각장애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차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에도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거부한 횟집 프랜차이즈, 동행인 없이 이용하려던 시각장애인 입장을 거부한 목욕탕 등이 문제가 됐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언제 어디서 장애인 차별과 마주하게 될지 모른다. 그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차별과 마주했을 때, 그것이 차별이라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이미 우리에겐 주어져 있다. 그리고 그 권리를 행사했을 때, 세상의 차별이 조금씩 지워지는 것을 우리는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2017. 2. 1. 제9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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