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경제학 및 신학 박사인 장삼식 목사
일생에 한 번 받기도 어려운 박사학위를 두 개나 취득한 시각장애인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8월 23일 계명대학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받은 장삼식(남, 50세, 1급) 반야월 명성교회 담임목사.
장삼식 목사는 한국교회사를 전공했으며, ‘초기 한국 장로교회 정치제도에 나타난 민주정치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에서 100여 년 전 우리나라 장로교회 정치제도가 근대 민주주의 내용을 담고 있는 양상을 분석했다.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의 전환기에 설립된 장로교회의 민주적 제도 수용과 실천을 통해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 의식과 제도가 형성되고 발전되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시각에서 한국교회의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이후 초기 교회의 민주주의 정신이 굴절·왜곡되고 기복 및 번영신앙이 득세하면서 교회가 사회로부터 비판받게 되었다면서 초기 기독교 정신으로 돌아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학위 취득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묵자로 되어 있는 많은 자료를 읽을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 어려웠다. 특히, 백여 년 전 책들을 인용하는 데 있어 고어의 소리 지원이 안 되어 일일이 입력해야만 했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었는데, 부인이 전적으로 도와주어 가능했다고 한다.
“그래도 경제학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할 때보다는 나았다”는 장 목사는 2002년 ‘장애인 노동시장에 관한 세 연구’로 경북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당시를 떠올렸다.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았던 경북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동 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그는 1991년 눈에 생긴 염증으로 시력을 잃기 시작했다. 힘든 시간을 보내며 94년 초 실명하게 되었을 때는 오장육부의 기능이 다 파괴되고 면역력이 떨어져 생명이 위태롭다는 진단이 나올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박사과정을 겨우 수료만 하고 논문은 포기해야만 했다.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은 시로 승화되어 1994년 계간 ‘사람의 문학’에 시인으로 등단했으며, 1996년 첫 시집 ‘일등아 잘 있거라 칠등은 간다’에 이어 2000년 ‘꿈은 슬픔을 가로질러 자란다’, 2001년 공동시집 ‘작은 새가 잠긴 늪’을 출간하기도 했다.
더 이상 희망이 없어 교회에서 기도에만 전념하던 중 건강이 회복되었고, 마침 음성 지원이 되는 컴퓨터를 접하게 되면서 박사학위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하지만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은 좋지 않았다. 논문 자료를 구하기 위해 2년 여 동안 집이 있는 포항과 대구에 있는 학교를 오가기도 하고 대구에서 혼자 생활하는 등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료는 생각대로 준비되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려는 순간, 사회복지관에 생각지도 못한 연구실이 마련되었고 자원봉사자들이 끊임없이 도와주어 2년 정도 준비 끝에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는 학위 취득 후, 학술진흥재단 연구프로젝트 연구원 생활을 했으며, 시각장애인문화센터와 대구장애인연맹, 장애인노동복지연구소를 만들어 활동을 해왔다. 그러던 중 ‘하나님의 부르심이 있어’ 모든 일을 정리하고, 2011년 영남신학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과정을 마치고 2014년 계명대학교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면서 대구 반야월 지역에 개척교회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소통을 이룰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 싶습니다. 일상생활에서 부딪치고 고민하는 문제들이 있을 때 어떻게 풀어가는 게 하나님 뜻에 합당하고 하나님 마음을 기쁘게 하고 더불어 하나님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지 가르치고 서로 이야기하는 곳으로 만들고자 시도하고 있습니다.”
장 목사는 박사학위에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공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교회사에 이어 대구 경북지역 교회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자 합니다. 또한 경제학과 신학을 결합한 경제신학을 공부해 볼 생각입니다. 성경의 관점에서 현실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떻게 하나님이 원하시는 경제생활을 하며 살 것인가 하는 것을 연구하고 가르치며 살고 싶습니다.”
(2016. 9. 15 제96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