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서비스 수급자격 심사 결과 논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외 5개 단체는 6월 20일 국민연금공단 강서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서울 강서구 내 활동지원서비스 수급자격 갱신 조사에서 다수 등급하락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였음을 알리고, 국민연금공단 강서지부와 강서구청에 심사에 대한 문제 제기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장애인활동지원제도는, 중증장애인에게 유급 보조원을 파견하여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활동지원서비스는 2011년 ‘장애인활동지원법’ 시행에 따라 2~3년마다 서비스 필요도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수급자격을 갱신하고 있다. 그러나 활동지원인정조사 기준이 매우 협소하고, 장애유형이 고려되지 않으며, 장애인 당사자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갱신조사가 이뤄진 2012년 첫해부터 장애계로부터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받아왔다.
강서구에서 등급이 하락된 61명 중 시각장애인은 19명으로 31%를 차지한다. 또한, 6월 27일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앞에서 촉구대회를 연 시각장애인활동지원개선연대에 의하면, 관악구에서도 시각장애인 18명의 등급이 하락했으며, 활동보조시간이 최대 277시간부터 최소 4시간까지 평균 66.8시간 감소했다. 이는 활동지원인정조사 기준이 장애유형별 특성과 상황이 고려되지 않는 신체장애 중심이기 때문에 시각장애에 불리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 정책실장은 “시각장애가 등급을 낮게 받을 수밖에 없는 인정조사표의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강서구의 경우는 유난히 등급하락이 많았으며, 그 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이 많았다”며, 2년 사이에 중증이 경증으로 된 것도 아닌데, 특히 5월 한 달 동안 집중적으로 등급이 하락되었다는 것은 조사원의 조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시각의 특성을 고려한 인정조사표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만, 그렇지 못한 실정에서는 실제 조사원의 확인과정에서 장애 특성에 맞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의 경우라면, 옷 갈아입기에서는 색깔을 고를 수 있는가, 색상을 맞추어 입을 수 있는가를 확인하고, 식사하기에서는 식사 준비가 가능한가, 반찬 위치를 알 수 있는가 등을 확인해야 하는 것인데, 이번 조사에서는 옷을 팔에 끼워 입을 수 있는가, 밥을 혼자 떠먹을 수 있는가 등의 신체장애 정도, 즉 행동가능 수준만 형식적으로 확인했다는 것.
이러한 조사방식은 결국 정안을 전제로 한 신체장애 측정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이므로 근본적으로 시각장애에 대한 박약한 인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애인지원활동법의 취지를 무색하게 할 뿐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국가기관에 의해 장애인 가운데서 차별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어, 장애인지원활동법의 취지가 심히 크게 왜곡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 실장은 “인정조사표 영역 중, 장애특성을 고려한 영역을 만들어 점수를 형평에 맞게 배정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시각장애 관련 항목으로는 일반 묵자책을 읽을 수 있는가, 보행시 장애물을 피해갈 수 있는가 등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인정조사표 개정과 관련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보건복지부의 지침에 따라 시행하는 기관일 뿐이므로, 인정조사표를 만드는 권한을 가진 보건복지부에 계속 건의를 하고 있지만, 언제 적용이 될지 모를 상황이라고 한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의 규탄내용에 따르면, 이번 활동지원등급 대거 하락은 사실상 장애인에 대한 ‘대량학살’과 같으며, 근본적으로 현행 서비스 제도 자체의 문제이기에 후속과제로 관련 법률 및 지침 개정을 위한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시각장애에 대한 인식전환과 직결된 문제이며, 피해도 가장 큰 만큼, 얼마나 큰 관심과 적극적인 동참으로 문제를 타개해나갈지 시각장애계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016. 7. 15. 제95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