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보지 못하는 쥐가 과학을 통해 시력을 되찾다
시력을 담당하는 시신경이 한 번 손상되면 다시는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은 하나의 신조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하지만 미국 과학자들은 이러한 생각을 뒤집어, 시신경이 손상된 쥐가 다시 앞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쥐가 시력을 회복했다는 사실이 인간 역시 바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과학자들은 가망이 있는 새로운 길을 알게 되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신경생물학 부교수인 앤드류 휴버먼과 그의 팀은 그들의 최신 연구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지를 통해 설명했다. 그들은 시신경이 자라는 과정을 연구하기 위해, 쥐의 한 쪽 눈에 있는 시신경을 훼손시켰다. 눈에서 뇌까지의 신경 세포는 손가락 모양의 기다란 ‘축색 돌기’를 통해 연결되는데, 시신경이 한 번 손상되면 이러한 축색 돌기들이 위축되어 결국 뇌로 이어지는 연결이 끊어져 앞이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휴버먼과 그의 팀은 신경 증진 화학물질을 따라 생성되는 시각적 자극 조합이 위축된 축색 돌기들을 재생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축색 돌기는 시력을 회복하기 위해 시각과 관련된 알맞은 뇌 부위와 적절한 연결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데, 신경에 유사한 손상을 입어 치료를 받지 못한 쥐들은 이러한 축색 돌기가 재생되지 못하는 양상을 보였다.
쥐의 시신경이 손상된 지 약 3주 후, 연구자들은 축색 돌기가 눈으로부터 뇌까지 다시 확장되어 간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각기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막대가 나오고 있는 화면을 본 쥐들은 시신경은 손상되어 있지만 축색 돌기는 자극을 받고 있었고, 신경 성장 인자로 하여금 축색 돌기가 500배 재생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축색 돌기가 다시 자라나지는 않았지만, 재생된 일부 축색 돌기들은 뇌에 도달하는 속도와 거리 면에서 인상적이었다.
연구자들이 축색 돌기의 재생이 실제 동물들의 시력 회복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네 가지의 다른 시험을 시행했고, 시험 대상이 된 동물들은 큰 물체와 그 움직임을 탐지해내는 두 가지의 시험을 통과했다.
휴버먼 교수는 “오랫동안 연구자들은 신경세포가 재생되고, 뇌에 연결하는 올바른 패턴을 형성해낼 수 있는지를 궁금해했다. 우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일단 신경이 재생되도록 유도되면, 그것은 뇌의 시각 담당 부위의 적절한 연결을 찾도록 하는 지시 사항을 계속해서 수행한다. 이 재생되는 신경은 지도와 그들의 목적지를 찾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여행객에 비유될 수 있다. “이것은 신경 세포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다시는 잊어버리지 않죠.”라고 휴버먼은 말한다.
이 같은 사실은 휴버먼과 그의 팀이 그들의 연구결과를 어떻게 사람의 시력을 회복하는 데에까지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진다. 축색 돌기를 자극에 노출시켜 지속적으로 자극받도록 하는 것이 첫 단계이다. 만약 그러한 축색 돌기들이 꾸준히 살아있다면,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이들이 다시 재생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이제, 축색 돌기가 다시 뇌에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길게 재생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에, 녹내장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그들의 축색 돌기를 충분히 자극시키고 신경 성장 인자로 치유하면, 시력을 회복할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아직 이와 같은 희망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수 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휴버먼은 희망에 가득 차 있다. “5년 내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역시 긍정적인 결과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미국 ‘타임’ 2016년 7월 11일자에서 발췌 번역 편집)
(2016. 8. 1. 제95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