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침·뜸 교육 온·오프라인 모두 가능”
침과 뜸 시술로 유명한 구당 김남수 옹이 세운 사설 교육시설에서 침·뜸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2011년에 침·뜸 학습센터를 통한 온라인교육을 허가한 바 있어, 이번 판결은 온·오프라인의 침·뜸 교육이 모두 가능해졌다는 의미가 있다.
101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진료활동을 하고 있는 김남수 옹은 2012년 교육시설인 ‘정통 침·뜸 평생교육원’을 세웠다. 일반인들에게 직접 침과 뜸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서울동부교육지원청은 김 옹의 교육원 설치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김 옹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1, 2심 법원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육원에서 한의사 자격이 없는 강사들이 무면허 의료행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임상·실습이 적법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막연한 우려만으로 침·뜸에 대한 교육과 학습의 기회 제공을 일률적·전면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과도한 공권력 행사”라며, “설립 신고 단계에서부터 무면허 의료행위가 예정돼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건강을 지키고 증진하기 위해 인체, 질병 지식을 학습할 기회를 얻는 것은 행복 추구와 인간다운 생활을 위한 국민의 기본적 권리”라며, “별도의 입법조치가 없는 한 이를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단, 이번 판결이 평생교육시설에서 침술이나 뜸을 가르치는 걸 허용한 것이지 무면허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을 용납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의사협회 측은 “무면허 의료행위로 발생할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대한침구의학회도 18일 성명서를 내고 ‘판결이 재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교육원에서 교육과 무료의료봉사를 내세워 공공연히 불법 의료행위를 자행해온 것은 사실이며, 한의사가 시행할 수 있는 한방 의료행위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실습에 용인하겠다는 판결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려는 의료법의 취지와 심히 상충된다는 것이다.
또한, 침과 뜸은 치료 위치 습득으로만 시행할 수 있는 단순한 의료행위가 아니므로 무면허 의료행위자들로 인한 의료사고 때문에 한의학 자체가 위험하다거나 치료 효과가 없다고 잘못 알려지는 오해가 많아질까 우려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한국맹인침사협회 권오칠 부회장은 “시각장애인들이 교육부의 교육 과정에 따라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해 한의사협회가 반대해 왔는데, 이번 판결로 그런 일이 없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반가움을 나타냈다.
교육기관에서 침과 뜸 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시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무자격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설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후 직업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시각장애인계에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
권 부회장은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시각장애인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무면허로 활동할 사람들과 다르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다.
천안의 한 안마원장은 “지금까지 이런 판결이 없었다고 해서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아니다”며 새로울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사설 교육원에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직업으로 연계하여, 좀 더 시장의 폭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무자격자가 많아져도 시각장애인들의 실력이 경쟁력에서 앞서기 때문에 불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6. 9. 1. 제96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