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기본법 제정 및 도로교통법 일부개정
지난 5월 19일, 제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시각장애인들의 염원이었던 점자기본법(2013년 최동익의원 대표발의) 제정이 이루어졌고, 6급 시각장애인의 1종 보통면허 취득을 허용하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는 즉각 성명서를 통해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는 문자생활을 영위하고 교육 혜택을 향유할 수 있는 토대로서 의사소통 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문자로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법적 지위조차 갖지 못한 채 사용되어왔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및 「장애인복지법」 등에 점자 및 점자 자료 제공의 근거가 마련되어 있기는 했으나, 우리나라는 점자 사용 환경이 미비하여 점자의 이용·학습·문서작성 등에 제약이 있다. 이는 입법·사법·행정 분야뿐 아니라 교육·취업 및 일상생활 전 영역에서 차별을 야기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시련은 이번 점자기본법의 제정에 대해 “점자에 대한 가치를 국가에서 인정하고, 점자를 문자로 계승·발전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주에서 점자법(Braille Bill)이 제정되어 시각장애 학교는 물론, 일반 학교의 시각장애학생에게도 점자를 가르치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일본은 점자투표제도, 점자 내용증명 우편제도, 점자 소송장 제도 등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통해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점자시민권”의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는 등, 우리나라보다 앞서 점자 관련 법률과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점자의 육성과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여 체계적 지원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국가차원에서 점자의 지속적인 발전과 보존을 위해 개별 규정들의 근거가 되는 모법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점자기본법(‘점자법’으로 수정 예정)이 발의되었고, 마침내 법으로 제정되었다.
‘점자법’은 제1장 총칙, 제2장 점자발전기본계획의 수립, 제3장 점자사용의 촉진 및 보급, 제4장 보칙 등 총 20개의 조항 그리고 2개 조항의 부칙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내용으로는 점자발전과 보전을 위해 점자 관련 전문가 등의 심의를 거쳐 5년마다 점자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으며, 공공기관 등이 시각장애인들에게 모든 문서를 점자로 제공해야 함을 명시했다. 이 밖에 점자교육의 기반조성, 점자의 보급 및 지원, 점자 정보화의 촉진, 점자 관련 전문 인력의 자격 부여 등의 내용이 법안에 포함됐다.
이번 제정으로 점자가 어문과 동등한 효력을 지닌 공식적 문자임을 인정받고, 점자의 발전·보존·교육·보급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점자 문화에 대한 각종 지원이 보다 다채롭고 양적으로도 풍부하게 늘어날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시련은 성명서를 통해 “이번 점자기본법의 제정은 끝이 아니라 앞으로 점자를 발전시키고 계승·보존하기 위하여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특히 점자기본법이 단순한 선언적인 법이 아니라 실천적인 법이 되기 위하여 제대로 된 하위 법령의 제정 및 법에 따른 정책 추진을 위한 종합 계획 등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점자기본법과 함께 이번에 통과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은 6급 시각장애인들도 1종 보통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하였다. 과거 도로교통법은 6급 시각장애인들이 2종 보통면허만을 취득하도록 규제함으로써, 6급 시각장애인들은 영업용 차량운전이나 1종 보통면허를 요구하는 직종에 취업이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최경증 시각장애인들의 직업 선택의 자유가 크게 침해받았고, 충분한 업무 능력과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따라서, 이번 도로교통법 일부개정안은 시각장애인에게 1종 보통면허를 허용하였다는 의미 이상으로 최경증 시각장애인들의 사회적 위치를 보호하고 다양한 직종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2016. 6. 1. 제95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