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TV 보급, 일부 지자체는 왜 제외됐나
시청자미디어재단이 방송통신위원회 지원으로 시각장애인의 방송접근권 향상을 위해 시각장애인용 TV를 무상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6월 30일(목)까지 각 주민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전국이 아니라 12개 지역(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울산, 세종, 강원, 충북, 충남, 경남, 제주)에서만 시행되어, 이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2009년부터 시행된 TV 무료 보급 사업은 2014년까지는 전국의 모든 시각 및 청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저소득층 보급률 저조에 대한 국회의 지적에 따라 2015년부터 저소득층 대상으로만 진행하게 됐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의 협조가 필요하므로, 업무 협약을 맺은 지자체만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에 비해 4개 지역이 추가되었으나 여전히 5개 지역(경기, 경북, 대전, 전북, 전남)의 시각장애인들은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TV 무료 보급 사업에서 제외된 경기도의 시각장애인 수는 5만여 명으로, 전국 등록 시각장애인의 20%에 해당된다.
경기도청 장애인복지과 담당자는 “모든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면 지자체별로 협약을 맺을 이유가 없다.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사업처럼 전국 단위로 협약과 상관없이 진행해야 한다. 2014년까지 진행했던 방식대로 하면 될 텐데, 왜 굳이 협약과 같은 과도한 절차를 요구하는지 모르겠다”며 협약에 대한 부당함 때문에 이번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 “참여 여부는 그때 가봐서 고민할 문제이지만, 방송통신위원회에 시정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경기도청의 ‘부당함에 대한 항의’로 인해 경기도 거주 시각장애인들이 불이익을 당하게 된 셈이다. 9월경 진행되는 2차 신청은 전국 모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지만, 1차 선정 완료 후 잔여 수량으로 진행되므로 선정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중앙회 관계자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잘못이 아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정부기관이 아니다보니 개인정보 접근이 안 되어 지자체에서 협력을 해줘야 하는데 지자체에서 일거리만 많아져서 그런지 안하려고 한다. 민원은 시청자미디어재단으로 할 게 아니라, 지자체로 해야 한다.”고 지자체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한시련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지자체별로 계속 항의하는 수밖에 없다. 중앙회 차원에서도 하고, 각 해당 지부에서도 항의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보급되는 시각장애인용 TV는 삼성전자의 69.5cm(28인치) LED TV이다. 음성지원 기능을 탑재하여 시청 중인 방송 정보뿐 아니라 TV 전 메뉴를 음성으로 안내하며, 점자가 적용된 리모컨은 화면 해설 등 꼭 필요한 기능을 ‘핫키’로 제공한다.
신청은 신청서,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동의서를 해당 주민센터에 6월 30일(목)까지 접수하면 된다. 온라인으로 신청하는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첨부 없이 홈페이지(tv.kcmf.or.kr)에서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수 있다. 2010~2015년에 수신기를 받은 사람은 신청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 관련 문의처: 전화 1688-4596 시청자미디어재단)
(2016. 6. 15. 제95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