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천병은 작가, 월간 문학세계 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 수상
천병은(59세, 1급) 작가가 종합문예지 월간 ‘문학세계’에서 주관한 제13회 문학상에서 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장편 소설 ‘백색의 악령’으로, 2008년 6월에 출간한 ‘천국에서 눈뜬 아내’의 개정판이다. 430페이지 분량을 올해 3개월간 개정작업을 거쳐 270페이지로 다시 출간하였으며, 시각장애를 지닌 작가가 역시 시각장애인인 아내를 만나 네 명의 딸을 낳고 키워낸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7년 12월 월간 ‘신춘문예’에 단편이 당선되어 등단한 천 작가는 “2005년 3월에 아내가 세상을 떠나고 2개월여를 눈물 속에 보내다가,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아내로부터 글을 쓰라는 권유를 받았었는데 미루다가, 아내가 떠나고 나자 슬픔을 딛기 위해 무언가에 매달려야 했다고 글을 쓰게 된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천 작가는 20살 때 실명하기 전까지 친구들과의 펜팔을 통해 글을 많이 썼던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거의 매일 밤 새벽 3~4시까지 글쓰기를 한다는 그는 지금도 장편을 쓰고 있다. 1년 정도 되었으며, 빠르면 올해 안에 완성될 예정이다.
“피를 말리고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 글을 씁니다. 그러나 글 쓰는 게 좋기도 하고, 떠난 아내에게 세상 떠나는 날까지 글을 쓰겠다고 약속을 했어요.”
천 작가는 작가로서 일반적인 창작의 고통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이어서 겪는 어려움까지 이중으로 힘든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소설은 모든 것을 본 것처럼 묘사해야 하는데,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습니다. 20살까지 보았던 것이 있어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부족할 때가 많죠.”
소설에서는 인물 간 갈등이나 움직임 등에 대한 묘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그래서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주변 상황에 대해 그때마다 물어보며 머릿속으로 떠올리고 기억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다고 한다. 음성 프로그램을 활용해 컴퓨터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여러 줄을 한 눈에 보지 못하고 한 줄씩밖에 볼 수 없어, 앞뒤 문장을 빨리 보지 못하는 것도 글쓰기를 어렵게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천 작가의 창작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은 생활에서 느끼는 모든 것을 소재로 삼아 일상에서도 소설의 스토리에 대해 늘 생각하고 있는 삶 그자체이다.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도 머릿속에는 언제나 글에 대한 또 다른 생각 하나가 굴러 다니고 있어요. 지금 장편 하나를 쓰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벌써 그 다음 작품에 대한 생각도 하고 있죠.”
그는 출간이 쉬워졌다는 점을 이번 수상에서 오는 가장 큰 변화로 받아들였다. “아내 생각에 글을 써내려가다가도, 과연 책으로 낼 수 있을까, 어느 출판사가 책으로 내줄까 하는 생각을 하면 망연자실할 때가 많았다”며, “작가 등단이 용기와 힘을 얻는 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천 작가는 창작활동 속에서 대한안마사협회 학술분과위원회 이사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서지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시각장애인들의 삶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하여 많은 이의 인정을 받기까지 어려움을 뚫고 성숙해온 그의 작품세계가 어떻게 펼쳐져갈지 이후가 더욱 기대된다.
(2016. 7. 15. 제95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