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각장애인에게도 차별없는 영화관람권을!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정보문화누리 등이 지난 2월 17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CGV피카디리1958 영화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청각장애인의 차별 없는 영화관람을 촉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이 2007년에 제정되어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이 법률에 명시된 지 8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으나, 장애인의 문화향유권은 차별적인 환경 속에서 아직도 선택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국내 영화산업은 2014년 기준 2조 276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인구 1인당 연간 4.19회의 영화관람 횟수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화면해설을 청각장애인은 자막을 제공받지 못한 채,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 영화관람의 권리가 장애인에게는 일상적인 차별로 남아있을 뿐이다.
헌법 제11조, 장애인 권리에 관한 협약 제30조, 문화기본법 제4조,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4조 등에서 평등하게 영화를 관람할 권리를 담고 있으며, 문화 예술사업자는 이에 대한 정당한 편의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현재 CGV가 한 달에 한 번 장애인 관람관과 날을 지정해둔 것 외에 권리보장 의무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기자 회견에서 당사자 발언을 한 시각장애인 김준형씨는 “개봉되는 많은 영화 중 극히 일부 영화를 정해진 날짜와 시간에 맞추어 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영화, 영화관, 날짜, 시간을 선택하여 볼 수 있는 권리를 찾고 싶다”라고 했다.
김씨는 시·청각장애인 3명과 함께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차별구제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법무법인 지평을 비롯한 변호인단과 함께 장애를 갖고 있는 고객을 외면하는 영화관 사업자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진행한 것.
사단법인 두루 이주언 변호사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소니에서 제작한 자막이 흐르고, 화면해설이 나오는 특수 안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시·청각장애인이 영화라는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면해설작업에 드는 비용은 한 편당 2,000만원 수준으로, 연매출 1조 원 이상인 영화관 사업자에게는 비용보다 장애 인권 존중의 문제이다. 그동안 영화관람권을 위한 장애당사자들의 지속적인 요구가 이어졌으나, 영화사업자는 장애인의 영화관람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이번 소송은 매월 1회 ‘장애인의 영화관람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시혜적이고 형식적인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으로 모든 책임을 피하고자 하는 영화사업자의 차별적 장애인식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2016. 3. 1. 제94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