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학생용 대체자료 품질 개선돼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는 지난 7월 17일 성명서를 통해, 시각장애학생들이 교육당국에 의해 교육권을 짓밟히고 무시당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시련에 따르면, 국립특수교육원(이하 교육원)은 시각장애학생을 위한 점자·확대문자·음성 등의 대체자료를 제작 및 보급하고 있으나, 대체자료 품질에 점자표기 오류 등 상당한 문제가 있다. 한시련이 대체자료 품질 개선을 요구했으나, 교육원이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던 중 2018년 한 시각장애학생의 언론 기고를 통하여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에 교육부 및 교육원은 부랴부랴 개선책을 마련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자료의 품질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 개선책의 하나였던 적기 보급을 우선하여 전문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자를 선정한 탓에, 점자표기 오류와 점자규정 미준수는 기본이고, 가독성 역시 저하되는 문제를 야기했다.
EBS 수능방송교재 등의 대체자료를 제작하는 곳은 점자교과서를 제작하는 업체와는 다르며, 공개 입찰 방식으로 1년 단위로 선정된다.
한시련 이연주 정책실장은 “대체자료가 읽을 수 있는 수준은 되니 괜찮지 않느냐는 교육원의 반응만 보아도 현재 교육원 관계자들이 시각장애학생 교육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확연히 알 수 있다”고 답답해했다.
대체자료 품질뿐 아니라,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진행된 ‘시각장애학생 대체교과서 단가 산정연구’도 문제가 제기되었다.
해당 연구진이 입찰제안요청서 상의 자격을 갖추지 못했고, 연구기간의 짧음을 이유로 현장조사 대신 문헌연구로 갈음하였으며, 제안한 단가에 대해서도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연구진의 주관적 견해를 기술하였다는 것.
이 실장은 “교과서는 매년 조금씩 수정 과정을 거쳐 재발행해야 하는데, 제작 단가 기준에 대한 객관성도 없고,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단가 연구를 하면서 현장 조사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년이나 과목에 따라 작업 난이도나 제작 소요 시간이 다른 데 대한 현장 조사 없이 임의로 단가를 산정했으며, 책임연구자나 공동연구자에게 요구되는 시각장애 특수교육 관련 연구 실적도 없다고 한다.
한시련은 성명서에서, 교육부가 교육원의 대체자료 제작사업 및 대체교과서 단가 산정연구 용역에 대해 전면 감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공개할 것과 이번 사태 관련 담당자들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교육부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한시련이 제기한 사안에 대해, 교육원 정보지원과 담당 교육연구사는 “품질 검토 위원을 두 배로 늘려서 7월말까지 해당 사항을 보완 조치하기로 했다”며, “EBS 교재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어 해당 제작업체 제작 자료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제작업체 선정과 관련해서는 “2개 업체가 입찰을 했고, 2개 업체 모두 제작 경험이 없는 업체였다”며, “EBS 교재가 제작하기 쉽지 않은 교재라 품질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체교과서 단가 산정연구’를 진행한 교육원 교육과정교과서팀 담당 교육연구사는 “현재 연구 결과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들어오고 있으나,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이라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했다.
‘교육기본법’ 제4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하여 장애를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시각장애학생들의 기본적인 교육에 필요한 교재 제작은 엄청난 예산을 필요로 하는 복지가 아니다. 담당 기관의 세심한 관심만으로도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교육원이 이제라도 이번 사안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제대로 된 보완 조치를 행할는지 한시련뿐 아니라 시각장애계의 모두가 지켜봐야 할 때이다.
(2019. 8. 1. 제103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