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용 선거공보, 보완 필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시각장애인용 선거공보가 최근 법안 개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선거 후보자들이 시각장애인용 선거공보를 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참정권 침해 논란이 잇따랐고, 수년간 개선이 요구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8월 국회 본회의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돼,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 ‘대통령선거·지역구국회의원선거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 선거의 후보자는 점자형 선거공보를 작성·제출하여야 하되, 책자형 선거공보에 그 내용이 음성으로 출력되는 전자적 표시를 하는 것으로 갈음할 수 있다.’는 사항이 적용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지방선거까지만 해도 의무가 아니었던 시각장애인용 선거공보 제작이 마침내 의무화됐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조항은 점자형 선거공보의 대체 방안으로 음성형 선거공보를 추가함으로써 본래 의도와 달리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이규성 경북점자도서관장은 “우리 국민 중 문맹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듯, 시각장애인도 점자 해독자와 미해독자를 정확히 구분할 수 없다. 이 조항 그대로 선거가 실시된다면, 점자형 선거공보(이하 점자형)와 음성형 선거공보(이하 음성형)가 시각장애인 유권자의 장애 정도 및 점자해독 가능여부 등의 실정과 상관없이 후보자 임의로 제각각 배포될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 관계자는 “제65조 제4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음성형이 점자형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선관위와 협의한 결과, 점자형과 음성형 중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점자형을 기본으로 하고 음성형을 추가할 수 있는 것으로 정리하여 이번 총선에 적용하기로 했다. 음성형 추가 여부는 후보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차후에 개정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음성형 선거공보의 ‘음성으로 출력되는 전자적 표시’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코드나 QR코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음성형 전자적 표시 공보물’이 중증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수박 겉핥기식 대책’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바코드나 QR코드는 보이스아이 기기나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인식해야 한다. 거리와 각도 등 카메라의 초점을 정확히 맞춰야 하므로 시각장애인들은 당연히 사용하기 어려운 형태이며, 고령일 경우는 더더욱 이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음성형 선거공보를 CD에 담아 제공할 수 있게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공직선거법 제65조 제4항의 “후보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선거공보 1종을 제2항에 따른 책자형 선거공보의 면수 이내에서 작성할 수 있다.”는 부분 역시 시각장애인의 참정권을 침해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점자는 일반 활자와 다른 특수성을 지니고 있어 일반 활자로 제작된 책자와 같은 내용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면수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점자형 선거공보에는 책자형 선거공보에 게재된 정보의 일부만 발췌해 수록할 수밖에 없다.
이 관장은 “이 같은 면수 제한 규정은 차별적인 정보 제공과 직결된다. 시각장애인 유권자도 엄연히 비장애인과 동등한 정보를 받아 선거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시련 관계자는 “사실 가장 큰 문제인데, 개정안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비용 문제도 있고, 점자 종이가 면수를 더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인 것 같다. 계속 선관위에 건의 중이다.”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2016. 1. 15. 제945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