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생체공학 눈 이식 임상실험 진행
최근 영국 옥스포드의 존 래드클리프 병원에서 시력이 아주 약하거나 없는 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어느 정도의 시력과 자립성을 되찾아 줄 최첨단 “생체공학 눈”을 이식하는 임상실험이 진행됐다.
첫 번째 환자는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실명한 49세의 여성 리안 루이스(이하 리안)였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망막의 감광전지를 파괴하는데, 얼마나 심한지의 정도와 얼마나 빨리 진행되는지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리안은 이 증상으로 인해 유아기 시절부터 점점 시력이 약해져 16년 전에 시력의 대부분을 잃었다.
작년 여름, 리안은 3 × 3mm 크기의 작은 칩을 오른쪽 눈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 칩은 망막의 감광전지를 대신하게 되며, 귀 뒤의 피부 밑에 있는 작은 컴퓨터와 연결되어 있다. 피부에 부착된 자기코일을 이용해 이것이 켜지면, 신호가 시신경과 뇌로 이동한다.
리안은 실명했지만, 아직 온전한 시신경과 시력에 필요한 뇌 회로를 가지고 있었다. 오랫동안 휴면 상태였다가 갑자기 수신되는 신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건 다소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었어요. 어떤 것을 예상해야 되는지 전혀 몰랐죠.” 그녀는 설명한다. “자석이 들어있는 작은 수신기를 제 머리에 붙여 놓고 그 수신기를 켰죠. 그 순간, 단 몇 초 만에 갑자기 제 눈에 16년 이상 느껴보지 못했던 번쩍하는 섬광이 있었어요. ‘세상에 맙소사!’하고 생각했죠. 내 눈에서 무언가를, 일종의 신호를 느끼는 건 정말 굉장한 일이었어요.”
의사들이 시행했던 여러 테스트들 중 첫 번째는 리안이 어두운 방에 있는 컴퓨터에서 번쩍이는 빛을 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볼 수 있었다.
“제가 본 것은 제 눈의 위와 아래에 있는 일종의 선이었어요. 하지만 점점 집중이 잘 되지 않았어요. 그건 정말 아주 느린 빛이었거든요. 그래서 그들에게 빛의 빈도를 바꿔줄 수 있는지 물었어요. 이제 저는 선이 아닌 희미한 빛을 더 많이 볼 수 있었죠. 더 집중도 잘 됐고 약간 더 정확해졌어요.”
그리고 나서 의사들은 리안이 검은 배경의 흰 물체를 식별해낼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 검은 식탁보에 있는 하얀 접시였는데, 리안은 잘 식별해내지 못했다.
“저는 그 접시가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그 당일에는 복잡한 심경으로 테스트를 마쳤죠. 빛이 작동하는 건 알 수 있었지만, 식탁 위에 있는 그 접시는 볼 수 없었거든요.”
그 다음날 리안은 같은 테스트를 다시 받게 되었다.
“의사들은 같은 식탁에 같은 접시를 놓았고, 이번엔 볼 수 있었어요. 그 테스트에서 저는 접시 한 개와 컵 한 개 그리고 한 쌍의 형태의 위치를 잡아낼 수 있었는데, 사실 그 어떤 도움도 없었기 때문에 힘들었어요. 그 눈으로 무언가를 본 것이 굉장히 오래 전 일이었고, 그래서 약간 지나치리 만큼 시도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성공했고, 정말 아주 굉장히 기뻤죠.”
이제 밖에 나가볼 차례였다.
“어떤 것을 예상해야 되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저는 극도로 두려운 상태였어요. 하지만 막상 해보고 나니 정말 멋졌어요. 나무 밑을 걷고 해가 저물어 어둑어둑해지는 것을 보는 것조차 환상적이었어요. 한 번도 그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제는 제가 식탁 위에 있는 숟가락이나 포크의 위치를 잡아낼 때 순수한 기쁨이 느껴져요. 제가 그 위치를 바르게 잡아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흥분돼요. 그 전에는, 적어도 지난 16~17년 동안은 어쨌든 그런 것들을 해본 적이 없으니까요.”
옥스포드 안과와 존 래드클리프 병원의 수술팀은 그러한 진척을 보며 리안만큼 기뻐했다. 비록 리안의 눈에 이식한 칩은 100만 화소의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일반 핸드폰 카메라의 화소수와 비교도 되지 않는 화소를 가지고 있지만, 1천억 개 이상의 뉴런(신경세포)의 처리 능력을 가진 사람의 뇌에 연결되어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리안은 신호들을 해석하고 자립심을 되찾는 계속적인 훈련을 통해 작은 무선장치를 손에 쥐고 그 장치에 있는 다이얼을 이용하여 민감도, 명암, 빈도를 조정함으로써 각기 다른 상황에서 가장 적합한 신호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남아 있는 다른 시험이 성공적이라면, 국민의료서비스(영국의 보건의료제도)에서도 이용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수술팀은 언젠가 이 기술이 노화와 관련된 황반변성 등 다른 안과 질병에도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영국 BBC news 2016년 1월 5일자에서 발췌 번역 편집)
* 편집자 주: 리안 씨의 눈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는 해상도가 낮아보인다. 사물이 선의 형태(격자형태의 선)로 보여지고, 색상도 역시 다양한 색을 식별하기는 아직 어려운 것 같다.
(2016. 2. 15. 제947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