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행복대상 수상한 박향숙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대표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쓰러진 시아버지를 17년간 병구완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사고로 두 눈과 양 팔을 잃은 남편이 있는 시각장애인이라면 더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박향숙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공동대표(여, 61세, 1급)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효를 실천한 것을 인정받아 11월 5일 ‘삼성행복대상’의 ‘가족화목상’을 수상했다.
삼성행복대상은 여성의 권익과 사회 공익에 기여하고 효행을 실천한 인물을 찾아 널리 알리고 격려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취지로 제정되었다.
이 상은 ‘효 실천’ 또는 ‘효 확산’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가족화목상), 여성의 권익과 사회 공익에 기여한 여성(여성선도상), 학술·예술과 같은 전문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여성(여성창조상), 효를 실천한 청소년(청소년상) 등 4개 부문으로 나뉜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5,000만 원(청소년상은 500만 원)의 상금과 상패를 준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주관하고 여성가족부가 공식 후원하고 있다.
박향숙 대표는 “기쁘기도 하지만 과연 내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세 살 때 툇마루에서 떨어져 실명했다는 박 대표는 “어릴 적엔 친구들과 어울려 잘 지내긴 했지만, 친구들과 차이가 나는 것에 조금씩 마음에 그늘이 생긴 것 같다. 중학교 무렵,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고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많이 고민했었다”며 지난 시절을 떠올렸다.
박 대표는 서울맹학교 졸업 후 안마원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같은 성당에 다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남편은 베트남전에서 사고를 당해 장애를 입은 상태였다. 주변에선 반대와 우려가 많았지만, 종교도 같은데다가 대화가 잘 통하여 운명이라 생각해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주위의 염려와는 달리, 두 사람은 서로 배려하고 지지해주며 화목한 가정을 꾸려왔다.
자녀 교육에도 최선을 다했다. 지금은 성장하여 결혼한 두 명의 자녀들이 어렸을 때 박 대표가 직접 찍은 점자로 책을 만들어 동화를 매일 읽어줬다고 한다. “그때만 해도 점자책을 구하기 어려웠던 때여서, 자원봉사자가 읽어주는 내용을 듣고 일일이 점자를 찍어야 했다”고 한다. 부모가 장애인이어서 아이들이 위축되고 학교 생활에 문제가 될까봐 더욱 신경을 썼다는 그는 딸아이의 학교 축제에서 자작시를 낭송하기도 하는 등 학교 행사에도 참석하여 자녀들에게 힘이 되어 주었다.
시아버지가 심장병과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에도 박 대표는 주저하지 않고 간병을 맡았다. 침과 안마는 물론 목욕을 도우며 17년간 극진히 병 수발을 들었다. 시어머니 또한 뇌졸중으로 쓰러져서 2년간 병구완을 했다.
그는 아내, 어머니, 며느리로서 뿐만 아니라 한국시각장애인여성연합회 공동대표이자 가족상담 전문 사회복지사로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이 달 시집 ‘물빛새’의 출간을 앞두고 있는 시인이기도 하다.
“시는 학교 다닐 때부터 써 오긴 했지만,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배워서 시를 썼다. 내 마음대로 자유롭게 상상을 펼칠 수 있어 좋다”며 환한 얼굴로 설명했다.
끝으로 박 대표는 가족이 화목하게 지내려면, “잘 참아야 하며,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 서로에게 맞추기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 서로 지지하고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2015. 11. 15 제94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