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공무원 지원은 허울뿐인 정책인가
본지에서는 지난 5월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장애인공무원을 지원할 예산확보 등의 근거법령이 마련됐다는 기사를 소개한 바 있다. 인사혁신처가 중앙행정기관 장애인공무원들이 비장애 공무원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보조공학기기 제공 및 근로지원인 활용 등 맞춤형 지원정책을 시행한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인사혁신처와 협약을 맺고 실무적인 집행을 하고 있는데, 예산 부족으로 지원 범위가 너무 좁아 ‘법안은 있는데 예산이 없어서 허울뿐인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는 법이 개정되어 지원 사업을 처음 시작한 해이기 때문에 예산이 충분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으나, 내년 예산도 1억 9천8백만 원으로 올해와 동일하게 책정이 되었다면 이것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다.
한국시각장애교사회 회장 김홍엽은 “근로지원인 한 명당 1년에 1,8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데, 그러면 현 예산으로는 근로지원인을 10명 밖에 지원받지 못한다는 계산이 된다. 턱없이 부족한 예산으로 무엇을 지원한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 교원은 대략 3천 명이며, 그 중 시각장애 교사가 5백 명 정도 된다. 근로지원인이 필요한 중증 시각장애 교사는 일부라고 감안해도 현 예산으로는 적절한 지원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현재는 예산이 적기 때문에 선별적으로만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애인 교원이 많이 근무하고 있는 학교나 중앙부처 공무원 위주로 지원되고 있다.
일부 지역(서울, 인천, 충남)은 지자체별로 시각장애 교사에게 보조원을 지원하고 있으나, 모든 교사가 아니라 매년 신규 임용자들 중 장애등급 1급인 경우만 해당되는데 이마저도 내년부터는 줄어든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근무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교사들의 경우, 개인적으로 활동보조인을 학교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 영어 교사는 “일부 학교에서는 업무 보조로 활동보조인을 활용하는 것을 승인하는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권장하고 있다. 학생 정보 등 기밀 사항을 다룰 수도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일인 것 같다”며 근로지원인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홍엽 회장은 “예산을 늘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전에 시각장애 교사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지원해야 할 분야를 파악하여 체계적인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예산 부족에 대해 인사혁신처 인재정책과 담당자는 “지원 사업 초기이다 보니 많은 예산이 책정되지 않았다. 내년도 예산을 책정하기 전에 실시한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기획재정부에 더 많은 예산을 신청하였으나 삭감되었다.”고 해명했다.
장애인공무원이 공직에 보람을 느끼면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기 위해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이 빠른 시일 안에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2015. 12. 15. 제94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