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불만제로 가능할까
충청북도에서 안마원을 운영하는 A씨는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대상자 발표를 보고 기분이 상했다. 사이버대학교에서 공부하는 동료가 학업을 위해 점자정보단말기가 꼭 필요하여 신청하였으나 대상자 목록에 없었기 때문. 점자도 잘 모르고 점자정보단말기 사용도 못하는 다른 사람은 점자정보단말기를 받았는데, 수급자이면서 점자도 잘 알고 점자정보단말기 활용 능력도 뛰어난 동료는 못 받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또한 진료카드 작성 등 고객관리를 위해 점자정보단말기가 필요하여 6년 동안 매년 신청하였으나 계속 탈락하였다. 결국 가능성이 높은 다른 품목으로 신청하여 작년에 광학문자판독기를 받는 것에 만족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매년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대상자 발표가 있는 시기에는 시각장애인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상자 선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대상자 선정은 신규 수혜자를 우선으로 한다. 과거에 수혜 이력이 없는 경우이거나 과거에 수혜 이력이 있어도 재보급 기간이 경과한 경우에는 1순위가 되며, 재보급 기간이 경과하지 않아도 신청 품목이 과거에 받은 품목과 다른 경우에 2순위가 된다. 이것을 바탕으로 장애등급, 경제적 여건, 기기의 활용도(활용능력, 사용처, 사용빈도)와 적정성(신청자의 장애상태와 기기의 적합성)을 판단하여 결정한다.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심사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별로 구성하게 되어 있으며, 인원은 최소 5명이다.
A씨가 거주하는 충청북도 도청 정보통신과 담당자는 심사위원에 대해 ‘장애인 관련 단체’라고만 밝히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장애등급, 경제적 여건, 사회 활동 등 신청서를 바탕으로 한 점수가 60점, 심사위원들이 활용도, 적정성을 판단하여 평가한 점수가 40점, 이렇게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A씨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자료를 확인해 보니 점자정보단말기 신청자 중 수혜가 0건인 분은 아무도 없다. 재보급 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품목으로 이미 받은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궁금한 사항은 당사자가 직접 문의하면 답변해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충북은 올해 보급 대상자 182명 중 시각장애인이 63명이며, 점자정보단말기는 8명이 받는다. 참고로 서울시는 올해 보급 물품 600개 중 251개가 시각장애인용이며, 점자정보단말기는 32대이다.
일정한 기간 내에 대상자를 선정하여 한정된 수량의 물품을 보급하다보니, 원하는 제품을 받지 못한 신청자들의 불만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시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담당자는 “현 시스템으로는 다른 방법이 없다. 지원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어차피 신청자는 몰리게 된다. 그러면 선정 절차는 없어질 수 없다. 새로운 대안을 찾기 위해서는 공청회라도 해야 할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한 보조공학기기 전문가는 “예산이 적은 편이기 때문에(약 40억) 많은 신청자들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산 조정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선정과정에서도 심사위원들이 독립적이지 않고 대부분 인맥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공정한 심사가 힘든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 보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우리나라처럼 짧은 기간 내에 많은 심사위원들이 동시에 심사를 하는 방식으로는 제대로 심사하기 어렵다고 한다. 왜냐하면 단기간에 여러 명이 동시에 현장방문하여 실사하기에는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처럼 기간을 정하지 않고 신청자가 필요한 시기에 심사를 분산하여 실시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보통신보조기기 보급 사업이, 필요한 제품을 누구나 시기에 관계없이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으로 바로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산뿐만 아니라 보조기기 전문가 또한 확충되어야 가능한 일이므로 단기간에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점자정보단말기 등 정보통신보조기기가 꼭 필요하지만 보급받지 못한 신청자들은 임대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겠다. 지자체별로 ‘보조기구센터’를 운영하는 지역이 있는데, 현재는 서울과 대구 두 곳밖에 없지만 차츰 전국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충북지역은 올해 9월경에 센터가 개소된다고 한다.
제품 및 임대 조건 등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은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070-7113-5778), 대구는 대구광역시보조기구센터(053-650-8340), 충북은 충북보조기구센터(043-265-0401)로 문의하기 바란다.
(2015. 8. 1 제93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