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콜 운전원 월급제 전환 가능할까
넓은마을(시각장애인계 통신망) 8월 3일자 게시판은 ‘복지콜 노조와 월급제’에 대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서울지부(이하 서울지부) 담화문 내용으로 떠들썩했다.
담화문은 한시련 남산 서울지부장이 작성한 것으로, 생활이동지원센터(이하 센터) 운전원들의 월급제 전환은 ‘복무 태만에 대한 강력한 복무 규정과 자동배차제 등의 장치 없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센터의 두 노조가 복무규정은 거부하고 월급제만을 주장하는 한편, 주5일 40시간 근무라는 지금보다 더 적은 근로시간을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걸핏하면 파업을 하겠다는 협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는 이제 노조와의 전쟁을 선포하겠습니다. 이들이 더 이상 바로 옆에 있는 콜도 잡지 않거나 가까운 사람과 서로 짜고 마치 자가용처럼 운행하는 짓 따위를 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 시각장애인을 조롱하며 자기들이 센터의 주인임을 자처하는 노조의 횡포를 좌시할 수 없습니다.”
서울시와 노조와 센터 간에 운전원 급여 개선에 관한 TF팀을 꾸려 논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이런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담화문 내용에 대하여 복지콜 제1노조 최성락 위원장은 “우리는 복무 규정 철폐를 주장하지 않았다. 콜 받은 기사가 콜을 거부하는 등의 경우 징계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복무 규정은 필요한 것”이라며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월급제가 되어 관제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배정되는 지정콜로 되면 근무태만이 있을 수 없다고 한다.
현 12시간 근무체제에서는 주 40시간 근무에 월 40시간 이상을 연장근무하게 된다. 일의 특성상 연장근로를 할 수밖에 없으니 연장근로를 하게 되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게 노조위원장의 설명이다.
“운전원으로 근무한 지 11년 되었는데, 실 수령액이 월 200만 원이 채 안됩니다. 조금이라도 더 수입을 올리려면 1~2시간 더 일찍 나가 근무해야 합니다. 1년에 겨우 만 원씩 인상되는 현 급여 체계와 복지시설에 근무하는 일반 사무직 직원의 급여 체계를 생각하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됩니다.”
월급제 논란에 대한 제2노조 송석순 위원장도 같은 입장이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단지 ‘서울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지급기준’에 따른 급여입니다. 근무 태만이 발생하거나 콜 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급여 방식의 문제 때문입니다. 운전원이 콜에 응하는 선택권을 갖고 있다보니 생기는 것입니다. 월급제가 되어 자동 배차하는 지정콜이 되면 콜의 효율이 높아지니 근무 태만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러한 노조의 입장에 대해 서울지부에서는, 현재 서울시와 논의 중에 있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별도로 답변할 사항이 없다며 인터뷰를 피했다.
11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서울지부와 제대로 대화가 이루어진 건 올해가 처음이라는 송석순 노조위원장은, “서울지부가 운전원을 함께 하는 가족으로 생각해 주기 바란다. 운전원의 근로 환경이나 처우 개선을 위해 서울지부가 서울시를 상대로 전쟁을 해야지 운전원을 상대로 할 것이 아닌 것 같다”며 지속적인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담화문에 대한 시각장애인 이용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완전 월급제가 아닌 지금에도 복무 태만인 기사가 많은데 완전 월급제가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열심히 일한 사람은 수입이 더 많아야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라고 월급제 전환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용자가 있는 반면, “완전월급제를 수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사들의 직업만족도가 높아지면 서비스를 받는 우리가 편해질 것입니다.” 라며 월급제를 반기는 이도 있다.
또한, 운전원의 노동권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시각장애인의 권익을 위해서 서울지부와 노조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연 우리 시각장애인들도 권익옹호를 잘하고 있는지 묻고 싶구요. 노동권에 대한 것 또한 기사님들분께는 그분들의 권익옹호라고 생각이 듭니다. 서울지부에서도 결국은 서울시에서 받은 돈으로 꾸리다 보니 서로의 갈등이 커지는 것이 아닐까요? 지부도 어렵고 우리도 콜 연결이 안 되어서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 선포니 뭐니 할 게 아니고 서로 힘을 합쳐 서울시에 우리 이동권의 권익옹호를 위해 투쟁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운전원의 노동권에 대한 인식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시각장애인의 권익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법을 찾기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복지콜과는 별도로 바우처택시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바우처택시 제도는 현재 부산과 울산, 수원 등에서 도입해 시행하고 있는 제도로, 모든 유형의 중증장애인이 현행 장애인콜 등 특별교통수단뿐만 아니라 기존의 영업용 일반 콜택시도 35%만 본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서울시가 부담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서울시농아인협회, 서울시시각장애인협회, 서울시지적장애인협회,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의 4개 단체가 연합회를 결성하여 바우처택시 제도 도입에 대한 정책건의서를 6월 서울시에 제출한 데 이어 지난 8월 14일 박원순 시장과의 좌담회에서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이에 서울시는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며, 서울시장은 “당사자의 참여 없는 정책은 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의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며 현장에서 직접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더욱 확대할 것을 약속했다.
(2015. 9. 1 제93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