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 금메달 수상자
5월 17일에 막을 내린 서울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9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 등 총 29개를 따내며 종합 5위를 기록했다. 체스 종목의 은메달 1개를 제외하고는 볼링과 유도 종목에서 모든 메달을 획득했다.
본지는 9명의 금메달리스트 가운데, 볼링의 김정훈, 유도의 서하나 선수를 만났다.
이번 대회에서 6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볼링은 아시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방식을 변경했다. 6게임에서 획득한 총 핀의 수로 순위를 결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토너먼트 방식으로 변경한 것. 선수 입장에서는 심적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시합 방식이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볼링 종목에서 3관왕에 오른 김정훈(남, 40세, 1급)은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병명을 진단받고 21살이 되던 해, 모든 시력을 잃었다.
운동을 유난히 좋아해 골볼과 육상, 축구 등 장애인 스포츠를 시작하게 된 그는 지난 2006년 아내의 권유로 시작한 볼링으로 새로운 인생을 열게 되었다. 서울시각장애인볼링대회에서 첫 태극 마크를 달고 4관왕에 올랐으며, 이후 각종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드높였다. 시각장애 볼링 선수로는 최초로 실업팀에 입단하기도 했다.
지난 2010광저우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2014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3관왕에 올랐으며, 이번 대회에서 또 다시 3관왕을 차지했다.
“목표했던 5관왕을 못해서 좀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쁘다”며 스스로가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을 짤막한 소감으로 드러냈다.
“세계대회이다 보니 아시안게임보다 확실히 선수들 수준이 더 높더군요.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서로 격려해주며 좋은 경험을 했습니다.”
아직은 볼링이 장애인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아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출전할 기회가 없다. 그러나 김 선수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그의 목표를 위해 계속 매진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지난 13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시각장애인 여자 선수로서는 첫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이 펼쳐졌다.
서하나(여, 28세) 선수는 유도 여자부 57kg급 결승에서 인나체르니악(우크라이나)을 연장 접전 끝에 한판승을 거두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세계시각장애인경기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금빛 소식이었다.
서 선수는 이에 앞선 8강과 4강에서 모두 일본, 러시아 선수들을 한판승으로 물리치고 거침없이 정상까지 질주했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불안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기쁩니다.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라고 주위에서 많이 축하해줘서 더 영광스러웠어요.”
초등학교 5학년 때 유도를 시작하여 2011중국유니버시아드 52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동해시청 실업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은퇴한 그는 올해 시각장애인 유도에 입문해 곧바로 2015헝가리국제오픈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잦은 부상과 수술로 힘든 시기를 겪으며 비장애인 유도에서 은퇴를 하고 지도자의 길을 걷다가 우연한 기회에 시각장애인 유도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비장애인 유도와 큰 차이는 없어요. 단지 경기 시작할 때 상대방 선수를 잡고 하게 되므로 힘이 더 많이 들어요. 체격이나 힘에서 월등한 유럽 선수들이 유리하죠.”
이번 대회 수상으로 서 선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내년 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할 거구요. 올림픽 이후에는 체력이 닿는 대로 선수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지도자보다는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더 좋아요. 유도가 정말 좋거든요.”
(2015. 6. 1 제930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