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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에게 학점은행제는 그림의 떡인가?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5-05-29 오전 10:58:38

조회수 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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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시각장애인에게 학점은행제는 그림의 떡인가?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5-05-29 오전 10:58:38 (조회 : 3854)
시각장애인에게 학점은행제는 그림의 떡인가?
 
  시각장애인 A 씨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점은행제 원격교육훈련기관에 수강 신청을 했다. 하지만 홈페이지가 음성지원이 되지 않아 강의를 수강하지도 출석 점수도 받을 수 없어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대로 주저앉고 싶지 않았던 그는, 이십여 개의 원격교육훈련기관 사이트를 일일이 알아본 끝에 모바일 강의 지원을 해주는 한 곳을 찾아냈다. 공인인증서를 내려받는 과정은 어쩔 수 없이 정안인의 도움을 받아야 했지만, PC보다 상대적으로 수강이 편리한 모바일로 강의를 모두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시각장애인이 학점은행제를 통해 학습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학점은행제는 학교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학습과 자격을 학점으로 인정하고, 학점이 누적되어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인터넷으로 학습하여 사회복지사나 보육교사 등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학점은행제 원격교육훈련기관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원격교육훈련기관 사이트가 웹 접근성(장애인, 고령자 등 정보취약 계층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신체적 장애에 구애됨 없이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좋지 않아 시각장애인이 다른 정안인의 도움없이 수강하기는 어려운 시스템이다. 특히, 강의를 수강할 때 다음 화면으로 진행하려면 문제를 풀거나 해당 부분을 선택해야 하는데 음성지원이 되지 않아 시각장애인 혼자 할 수 없는 구조다. 해당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강의 수강이 안 되고 출석 인정도 되지 않으므로 결국 인터넷으로 강의를 들을 수 없게 된다.
  이에 대해, 원격교육훈련기관들은 웹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어떠한 지침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번 만들어진 콘텐츠는 1~2년 진행되므로 바로 변경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문의하거나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천 명 중 한 명 정도 밖에 되지 않구요. 당분간은 그대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학점은행제를 진행하고 관장하는 기관인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관계자는 “아직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시스템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며, “원격교육훈련기관들의 평가 인증을 위한 기획 단계에서 검토할 사항이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예산 지원을 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2013년 4월 11일부터 모든 법인(30인 이상)에서 웹사이트에 대해 웹 접근성 준수가 의무화되었다. 이를 지키지 않아 고발되면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직업교육훈련기관 중 연면적 1,000제곱미터 이상 규모의 교육기관에만 해당하며, 원격대학형태의 평생교육시설은 연면적 2,500제곱미터 이상 규모의 평생교육시설만 해당한다’는 규정이 있어 강제적으로 시행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웹이나 모바일 기기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평가 인증을 하고 있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산하 ‘웹 접근성 지원센터’는 이런 문제점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알리고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결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웹 사이트나 모바일을 이용하면서 불편을 느낀 당사자가 직접 인권위에 제소를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제소한 진정 내용이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기관에 통보하여 바로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당사자의 요구가 많아야 예산을 확보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이 나올 수 있으며, 시각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내어 주어야 개선이 빨리 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시각장애인 개개인이 문제점을 제기하고 스스로 권리를 찾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한시련)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를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만 개인이 힘을 얻어 활발하게 의견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리 위에 잠자고 있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법 격언이 있다. 우리 시각장애인들도 좀 더 주체적으로 스스로 권익을 찾는 노력을 해 나가는 게 필요한 때인 것 같다.
 
(2015. 6. 1 제9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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