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여파로 시각장애인계도 휘청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평택에서 시작된 메르스 여파가 한 달 째 이어지고 있고, 치사율이 16%에 이르면서 불안 심리가 증폭되고 있다. 관광객이 줄어들고 전통시장이 위축되는 등 지역경제가 침체돼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시각장애인계도 메르스 재앙을 빗겨가지는 못했다. 안마업계는 메르스에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 발생 지역의 안마원들은 매출 감소로 상당한 손실을 입고 있다. 본지가 몇몇 안마원을 조사해본 결과 메르스 확산 이후 고객의 20~50% 가량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청정지역도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매출이 줄어들긴 마찬가지다.
수원에서 안마원을 운영하고 있는 A원장은 “안마원을 운영한지 30여 년 가까이 됐지만 손님의 발길이 이렇게 뚝 끊긴 적은 처음”이라며,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서울, 경기, 대전 등 일부 지역들은 경로당 안마사업이 잠정 중단됐다. 해당 지자체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이유로 사업을 중단시켜, 안마사들은 지난달 초부터 경로당으로 출근을 못하고 있다. 지자체는 안마사들의 생계유지 차원에서 고용노동법 46조를 근거로 임금의 70%를 휴업수당으로 보전해 주기로 했다.
이에 대해 경로당 파견 안마사 B씨는 “경로당 안마로 받는 월 100만원에서 4대 보험료를 공제하면 고작해야 92만원 손에 쥐게 되는데, 여기서 또 30%를 제하면 도대체 어떻게 살아가라는 말이냐”고 울분을 토한 후, “메르스 초기 대응 실패로 사태를 확산시킨 장본인은 정부인데, 피해는 나 같은 서민들이 입고 있다”며 한탄했다.
병원에 근무하는 헬스키퍼 안마사들도 메르스 감염 위협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의 진앙지가 되면서 병원 소속 23명의 헬스키퍼들이 메르스에 노출돼 자가격리 되기도 했다. 다행이 헬스키퍼 중에는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병원의 부분폐쇄로 인해 업무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스와 관련 없는 아산중앙병원 소속 헬스키퍼도 덩달아 쉬게 되면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안마업계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계 사회도 메르스 공포로 급격히 움츠러들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를 비롯한 유관 단체들은 예정된 행사들을 취소했다. 시각장애인복지관들도 프로그램이나 교육들을 연기하고, 방문 이용자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일일이 소독하며 메르스에 대응하고 있다.
맹교육계 또한 메르스의 학내 감염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달 4일간 휴교를 단행하기도 한 서울맹학교는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매일 2번 이상 발열 체크를 하고,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시련 서울지부는 강동경희대병원의 신장투석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되었다는 소식에 비상이 걸렸었다. 서울지부의 복지콜은 신장장애인도 함께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부는 사태 발생 전부터 서울시를 통해 질병관리본부에 신장장애인 중 자가격리 현황을 요청했으나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명단을 받지 못했었다. 우려하던 바가 현실이 되자 서울지부는 다시금 명단을 요청했으나 역시 받지 못했고, 차선책으로 각 구의 보건소와 강동경희대병원도 요청했지만 마찬가지로 명단을 얻을 수 없었다. 이에 서울지부는 6월에 병원을 이용한 신장장애인들의 차량 이용 기록을 점검해 3명을 찾아냈다. 이중 1명만 격리자였지만 예방 차원에서 모두 차량 이용 불허 조치를 내리고, 전 차량에 대한 소독을 실시하며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메르스 확진자가 연일 발생하며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 가을까지도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올 정도다. 시각장애인들은 일상 속에서나 직업상으로 신체적 접촉이 많을 수밖에 없어 메르스에 대한 공포감은 더욱 크게 다가오고 있다. 안마업계 또한 장기적인 불황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민들의 고통이 더 이상 지속되지 않도록 메르스 사태가 하루속히 종식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2015. 7. 1 제932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