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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송암 박두성 선생 차녀 박정희 여사 소천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5-01-30 오후 1:13:54

조회수 3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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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점자새소식] 송암 박두성 선생 차녀 박정희 여사 소천
작성자 기획총무팀 작성일 2015-01-30 오후 1:13:54 (조회 : 3807)
송암 박두성 선생 차녀 박정희 여사 소천
 
  송암 박두성 선생의 차녀 박정희 여사가 지난 12월 3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고 박정희 여사는 부친의 애맹정신을 이어받아 일생을 시각장애인의 권익 향상에 힘쓰며 대를 이어 시각장애인 사랑을 실천했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의 각막을 시각장애인들에게 나눠 줄 것을 당부했고,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생명의 빛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23년 일제 강점 하에서 박두성 선생의 둘째 딸로 태어났다. 겨우 글을 읽을 수 있게 되었을 무렵인 1931년에는 성경 점자 원판작업을 도왔다. 아버지가 점자를 새길 수 있도록 옆에서 글자를 한 자 한 자 읽는 역할을 했다.
  “겨우 열살 남짓한 꼬맹이인데, 실수가 왜 없었겠어요. 얼마나 호통을 치시고 꿀밤을 때리시는지 하도 머리를 맞아서 멍텅구리가 되거나 엇나갈 수도 있었던 것을 그러지 않고 이렇게 반듯하게 자랐으니 감사해 하시라고, 아버지가 나이 많이 드신 후에 얘기했었죠.”
  평소 고인은 엄하셨던 아버지 박두성을 이렇게 회고하곤 했다.
  경성여자사범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하고 인천 제2송림보통학교 교사로 근무한 고인은 평양의전 출신 의사 유영호와 결혼했다. 평양에서 살다가 47년 친정인 인천으로 내려와 6·25 전쟁 와중에 월남한 시댁 식구까지 23명 대가족 살림을 했다. 그러면서 매일 그림 그리기와 일기를 쓴 그는 1남4녀를 위해 직접 그림을 그려 동화책과 달력을 만든 경험들을 <육아일기>와 <박정희 할머니의 행복한 육아일기>(2011년)로 펴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수제 동화책과 육아일기 원본은 국가기록원에 보관됐다.
  고인은 남들은 은퇴할 67세의 나이에 수채화가로 데뷔했다. 그림을 통해 얻은 수익의 대부분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일에 기부했다. 한국점자도서관과 인천맹인복지회관 건립에 보태고, 수술이 절실한 시각장애인들을 후원했다. 또 ‘송암장학회’ 설립 재원으로 전시회 수익금 전액을 내놓기도 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병원을 ‘평안 수채화의 집’으로 바꾸고 말년까지 그림을 가르쳤다.
  박정희 여사의 영면 소식에 시각장애인계도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통신망 넓은마을 게시판에 한 시각장애인은 “2년 전 점자의 날 기념식에서 휠체어에 앉으신 채로 시각장애인들에게 점자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당부하신 말씀이 뇌리를 떠나질 않는다”며 추모했다.
  또 다른 시각장애인은 “맹학교에서조차 점자를 중시하지 않는 풍토가 개탄스럽고, 컴퓨터에 밀려 점자가 푸대접을 받는 이 세대가 안타깝다”며 현 세태를 꼬집었다.
 
(2015. 1. 1 제9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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