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고와 국립전통예고에 개교 이래 처음으로 시각장애 학생들이 입학하게 되었다. 첼로를 전공하는 김민주(16세, 1급)와 가야금을 전공하는 김보경(16세, 2급)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7살 때부터 지금까지 동고동락하며 함께 자란 동갑내기 친구로 한빛맹학교 졸업생들이다.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선망하고 입학하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진 예고에 시각장애인 최초로 합격하게 된 것이다. 올해부터 시작된 특별전형으로 응시하기는 했지만 일반전형의 합격점을 뛰어 넘는 우수한 실력으로 입학하게 되었다.
“예고에 입학하게 되어서 뿌듯하기도 하고, 선생님과 부모님께 감사해요. 하지만, 새로운 학교에서 지낼 생각을 하니 걱정이 돼요. 환경도 다르고 이동수업도 많은데다가, 정안인 친구들과 지내야 하니까요.”
민주는 각고의 노력 끝에 예고에 입학하게 되었지만 설렘과 기쁨보다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고 한다. 익숙한 학교를 떠나 낯선 환경에서 정안인 친구들과 똑같이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경이 또한 새로운 학교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음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했다.
악보를 보며 연주를 할 수 없는 아이들은 듣는 것으로 곡을 익히고 감각으로 현의 위치를 파악하며 많은 노력을 해왔다. 점자로 악보를 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악보를 외워야 하므로 정안인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민주의 그림자처럼 늘 함께 하는 어머니는 “민주는 선천적인 전맹이어서 공간 개념이 없다 보니 첼로의 테크닉 습득을 위해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수 백 번씩 반복 연습할 수 밖에 없었어요.”라며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렸다.
보경이는 모든 곡의 악보를 전부 외워서 연습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집에서는 식사 시간 외에는 가야금에만 매달렸다고 한다. 그동안의 노력과 어려움을 짐작케 한다.
아이들이 정안인처럼 체계적으로 공부하게 하고 싶어서 예고 진학을 결정하게 되었다는 어머니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공부하려면 쉽지 않겠지만 처음으로 교복 입은 딸 아이 모습에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한다.
민주와 보경이 어머니는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고등학교 등하교도 같이 하며 민주와 보경이 곁을 지킬 것이다. 아이들이 수업도 잘 따라가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기만을 바라고 있다.
아이들이 입학할 두 학교 역시 개교 사상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학생을 받게 된 상황이어서 여러 가지로 신경을 쓰고 있다. 두 학교는 현재 점자 작업과 유도블록, 점자 교과서, 확대 교과서 등 각각 민주와 보경이를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다. 전담하게 될 보조 교사도 배치하여 학교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첼로를 배우면서 많은 분들로부터 도움을 받았어요. 덕분에 민주가 예고에도 입학할 수 있었구요. 민주도 다른 사람들한테 나누고 베풀면서 자라기를 바랍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적응이 되면 친구들과 함께, 음악 공부를 하는 한빛맹학교의 어린 후배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려고 해요.”
민주 어머니의 바람대로 민주와 보경이 모두 고등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여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멋진 음악인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2015. 2. 15 제923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