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인간의 삶을 돕는다. 더 빠르고, 더 쉽고, 더 저렴한 기술들이 쏟아진다. 다양한 기술은 시각장애인들의 삶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아래에 소개하는 새로운 제품들은 해외에서 개발되어 아직 국내에서 상용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머지않아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내 눈이 되어주세요(Be My Eyes)’
비마이아이즈(Be My Eyes)는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 카메라를 이용해 정안인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스마트폰의 화상통화 기능과 소셜 기능을 활용해 도움이 필요한 시각장애인에게 실시간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는 iOS 버전으로만 이용이 가능하지만 향후 안드로이드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앱에 도움을 받을 사람으로 등록하면, 그때부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의 연락이 수신된다. 앱은 도움을 요청을 했을 때, 가장 빨리 접촉할 수 있는 봉사자를 찾아 연결해 준다. 통화는 화상통화로 이뤄진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집에서 혼자 우유를 꺼내 유통기한을 확인하고 싶을 때, 앱을 켜고 도움을 요청한다. 신호를 받고 도움에 응한 자원봉사자에게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우유를 비춰 보여주면 된다. 자원봉사자는 우유에 적힌 유통기한을 보고 불러준다. 길거리 표지판을 읽을 수 없다거나, 컴퓨터 화면의 사진이 어떤 것인지 궁금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마이아이즈에 가입하게 되면 도움을 주는 사람은 숫자와 레벨이 함께 표시된다. 도움을 줄 때마다 포인트가 쌓이게 된다. 도움을 주려는 사람은 등록만 해두고 의사소통 가능한 언어를 추가해놓으면 전 세계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나오면 알림 통지가 온다.
이 앱의 개발자도 시각장애인이다. 시각장애인들은 긴 대화보다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 재빨리 도와줄 사람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앱이 악용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장치도 마련했다. 화상통화가 끝날 때마다 시각장애인과 봉사자가 서로에 대한 평가를 올리도록 했다. 앱을 악용한 사용자로 신고가 들어가면, 개발자들이 해당 사용자를 차단시킨다. 자원봉사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포인트는 자원봉사자의 평가에 사용된다.
* 새로운 안경, 오어캠
오어캠은 구조만 놓고 보면 구글이 내놓은 스마트안경 '구글안경'과 비슷하다. 오어캠 안경 다리에는 초소형 카메라가 달려 있다. 사용자가 손으로 특정 대상을 가리키면 카메라는 이를 인식해 관련 정보를 음성으로 들려 준다. 음성 정보는 귀에 연결된 스피커로 전송된다.
오어캠이 알려주는 정보는 다양하다. 사용자가 횡단보도 앞에 서서 손가락으로 앞을 가리키면, 오어캠은 “빨간불입니다”라고 교통신호를 알려준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가 오는 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 “150번 버스가 오고 있습니다”라고 버스 번호도 안내한다.
오어캠은 쇼핑하는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마트에 가면 같은 품목이 브랜드별로 진열돼 있는데, 오어캠이 이를 구별해 알려준다. 우유 진열대에 가서 제품을 만지면 “○○ 우유입니다”라고 알려주는 식이다. 결제도 문제 없다. 신용카드를 꺼내면 “비자 카드입니다”라고 알려주고 지폐를 만지면 “천원 지폐입니다”라고 금액까지 알려준다.
또한 손으로 신문이나 메뉴판 간판을 가리키면 오어캠이 해당 문장과 글자를 인식해 읽어준다. 하지만, 손글씨나 그와 비슷한 필기체 글꼴은 아직까지 인식하지 못한다.
오어캠은 스마트폰 크기의 시스템이 저장된 본체와 안경으로 나뉜다. 둘은 얇은 선으로 연결돼 있다. 본체엔 배터리가 내장돼 있어 외부에서도 별도 전원 없이 쓸 수 있다. 사용자가 소지품이나 주변 물건 정보를 미리 입력해 둘 수도 있다. 오어캠은 기존 안경이나 선글라스에 부착해 쓸 수도 있다.
* 핑거리더(Finger Leader)
반지 형태로 제작된 핑거리더는, 기기를 반지처럼 손에 끼우고 글자를 가리키면 그 글자를 읽어 준다.
핑거리더를 착용하고 손가락을 텍스트 줄에 맞게 움직이면 핑거리더가 텍스트를 인식하여 음성으로 읽어준다. 또한 사용자가 텍스트 마지막 부분에 도달하거나 새로운 문단을 시작했을 때 미세한 진동으로 알려주어 읽는 과정을 좀 더 자연스럽게 해준다. 이 과정은 핑거리더에 부착된 소형 카메라가 텍스트를 녹화하여 인식된 정보를 주는 과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음성과 진동 이외에도 사용자의 읽는 속도에 맞게 핑거리더가 조절되기도 한다.
MIT가 발표한 핑거리더는 아직 시제품에 불과하여 상용 제품이 되려면 많은 작업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미 충분히 흥미롭다. 핑거리더는 점자 버전이 없는 교재, 잡지, 신문 등 다양한 텍스트들을 모두 읽어주므로 장차 점자를 대신할 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2015. 2. 15 제923호)


